뉴욕시 옐로캡 기사들의 자살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50대 한인 옐로캡 기사도 신변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뉴욕시경(NYPD)에 따르면 김모(58)씨가 지난 5일 퀸즈 베이사이드 벨블러바드 211가 인근 3층 짜리 단독주택의 3층 방에서 목을 매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김씨의 시신에 타살로 의심되는 흔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시민권자로 알려진 김 씨는 약 3년 전부터 가족없이 홀로 이 집의 룸 메이트로 입주해 살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지인들에 따르면 8년 전부터 택시업계에 종사해 온 김씨는 2017년 옐로캡 메달리온을 구입했으나, 58만 달러에 이르는 구입비용을 감당하느라 심각한 경제난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씨는 옐로캡 메달리온을 구입한 후, 거의 하루도 운전대를 놓지 않고 택시영업에 전념해왔다는 게 주변인들의 전언이다. 한 이웃은 “아침에 나가 새벽에 들어오는 일의 반복으로 주 7일간 매일 16시간씩 일을 했다”면서 “2016년까지는 택시를 리스해서 영업을 했었는데, 메달리온을 구입한 후 재정상황이 극도로 더 나빠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시택시기사연합(NYTWA)는 14일 김씨의 사망과 관련 성명서를 발표하고 뉴욕시를 맹비난했다. NYTWA는 “김씨는 옐로캡 메달리온을 구입한 직후만 해도 미래에 대한 부푼 기대를 갖고 있었지만, 얼마 안 돼 결국 우버 등과 같은 공유차량 서비스 문제로 갈수록 악화 되는 옐로캡 영업환경 때문에 죽음으로 내몰릴 수 밖에 없었다”며 뉴욕시는 이에 대한 시급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NYTWA에 따르면 김씨는 올들어 자살한 3번째 옐로캡 기사이자 8번째 택시 기사이다.
지난 5일 사망한 김씨의 택시가 14일 집 앞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