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한씨, 1996년 쌍둥이 언니 살해미수로 무기형
한인사회 구명운동도....가석방위, 한씨 가석방 권고
검찰 극구 반대... 가주 주지사,내년 2월 최종 결정권
지난 1996년 한인사회는 물론 주류사회까지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쌍둥이 언니 살해미수 사건’의 장본인 지나 한(현 43세ㆍ한국명 한진영)씨가 당시 기소를 담당했던 오렌지카운티 검찰의 서한 한 통으로 20여 년만에 재조명되고 있다. OC 검찰은 지난 20일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에게 발송한 6페이지 분량의 장문의 서한에서 현재 무기수로 복역하고 있는 한씨의 가석방 가능성에 대해 절대 반대를 표명함으로써이 사건에 대한 논란을 다시 표면으로 끌어올렸다.
■ 어떤 사건인가
한국 태생의 지나 한씨는 쌍둥이 언니인 써니 한씨와 함께 샌디에고 카운티에서 성장한 평범한 한인 이민 가정의 자녀였다. 고교 졸업 당시 함께 수석 졸업을 할 정도로 똑똑하고 서로 가까웠던 이들 쌍둥이 자매는 이후 사이가 벌어지면서 이들이 22세 때인 1996년 11월6일 발생한 사건이 영화와도 같은 스토리로 세간의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오렌지카운티 검찰은 지나 한씨에 대해 도박 문제와 전과 기록을 없애기 위해 일란성 쌍둥이인 언니를 살해하고 언니 신분으로 살 목적으로 10대 청소년 2명을 고용, 어바인의 언니 아파트로 찾아가 범행을 시도한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검찰은 지나 한씨가 언니와 불화를 겪다 언니의 크레딧카드와 차량을 몰래 쓴 문제로 언니에게 폭행을 당하자 며칠 간 ‘언니를 죽이겠다’고 주변에 말하고 다니다 사건 당일 18세 및 16세 청소년 2명을 어바인의 언니 아파트로 침입시켜 써니 한씨와 룸메이트 헬렌 김씨를 결박하고 권총으로 위협했다며, 살인 공모와 주거침입, 절도, 불법감금, 무기소지 등 혐의로 기소했고, 주류 언론들의 선정적 보도 속에 결국 1998년 5월 OC 법원에서 ‘26년~종신형’을 선고받았었다.
■ “억울한 종신형” 주장
이에 대해 지나 한씨는 자신은 언니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으며 단지 언니 집에 있던 자신의 짐을 빼가기 위해 친구를 시켰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이후 언니의 신고로 체포된 남자 친구가 자신의 형량을 줄이기 위해 검사와의 합의를 통해 자신을 살인공모라는 누명을 덮어 씌웠다고 주장했다.
또 재판 과정에서 이 사건이 살인이 아닌 미수에 불과하고, 살인 대상으로 지목된 언니가 법정에서 동생이 자신을 죽일 의도가 없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증언으로 채택되지 못했고, 한씨가 사건을 앞두고 노끈과 테입을 구입했으며 평소 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정황 증거만으로 유죄가 인정되고 종신형이 선고된데 대해 지나친 징벌이라는 여론이 조성됐었다.
이후 한인사회에는 한씨 구명을 위한 서명운동과 기금모금 운동 등이 전개됐었고, 한씨가 교도소에서 모범수로 수감 생활을 하며 통신강의로 커뮤니티 칼리지 졸업장을 딴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 가석방 가능한가
OC 검찰에 따르면 지나 한씨의 가석방 청원에 대해 캘리포니아주 교정국의 가석방 심사위원회는 지난달 31일 한씨의 가석방을 권고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같은 권고 결정은 120일 간의 검토 절차를 거쳐 주지사가 가석방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고 검찰은 밝혔다.
지나 한씨가 지난 1998년 오렌지카운티 법정에 출두해 심리를 받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