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기 평통위원들 사무처 추가서류 제출 요구에 반발
“범죄있으면 인선취소? 차라리 자진사퇴하겠다”강경파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가 민주평통 뉴욕협의회(이하 뉴욕평통)에 위촉된 자문위원들에게 연방수사국(FBI) 범죄경력증명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면서 일부 위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5일 뉴욕평통과 뉴욕총영사관 등에 따르면 민주평통 사무처는 지난 1일부터 공식 활동을 시작한 제18기 자문위원들에게 FBI에서 발급받은 범죄경력증명서 원본을 오는 9월 말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평통 사무처가 미국내 평통 자문위원들에게 FBI 범죄경력 증명서 제출서를 요구하기는 평통 출범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요구는 지난 2월 통과한 ‘보안업무규정 시행규칙 일부개정’에 따른 것으로, 뉴욕평통 뿐 아니라 전세계 모든 위원들은 해당 국가의 공인 기관이 발행한 범죄기록 증명서를 평통 사무처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전에는 후보자들이 한국 내 범죄경력 등에 대한 서류를 제출해 왔지만, 해외 자문위원들을 대상으로 현지 정보당국이 발행하는 범죄경력 증명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적은 없었다.
이에 따라 뉴욕평통 일부 위원들은 자진 사퇴까지 고려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 뉴욕평통 자문위원은 “이미 선임이 완료된 상태에서 추가서류를 요구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며 “만약 범죄 사실이 드러난다면 인선을 취소하겠다는 말이냐. FBI 범죄경력증명서를 제출하지 않고 자진사퇴해야하는지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초 186명이 임명됐지만 5명이 자진사퇴하면서 181명으로 임기를 시작한 18기 뉴욕평통에는 FBI의 범죄경력 증명서에 반발해 자진사퇴하는 위원으로 그 숫자는 더 줄어들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조치가 해외자문위원의 수준을 높이고 자문위원의 자격을 검증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 지난해에는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던 뉴욕평통 위원이 자진사퇴한 바 있다.
뉴욕평통 관계자는 “지난해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기 때문에 일부 위원들 중에는 신원조회 필요에 공감하는 분들도 있다”며 “하지만 신청부터 비용까지 모두 개인이 알아서 해야 되기 때문에 번거로운 점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뉴욕총영사관 관계자는 “번역공증과 아포스티유는 자문위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외했다”며 “이 같은 불편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그동안 평통 사무처 및 미국 내 다른 공관들과 충분히 협의를 하느라 안내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조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