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 보험전문인
누구나 자동차를 운전하다 보면 가끔 초대형 트럭이 빠른 속도로 옆을 지나치는 때가 많을 것이다. 이때 나의 차량이 그 초대형 트럭 쪽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수가 있다. 혹은 갓길에 걸어가고 있는데 그 옆을 자동차가 빠른 속도로 지나갈 때도 마찬가지로 자동차의 바람에 날려 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렇게 갓길에 누가 걸어가거나 서 있을 때 그 옆을 지나는 자동차는 차선을 옮겨서 다른 차선으로 정상 운행을 해야 하고, 차선을 옮길 수 없는 상황이면 아주 천천히 그 옆을 지나도록 속도를 늦추는 것이 지극히 상식적인 행동이다. 그런데 이런 상식이 잘 지켜지지 않는지, 이를 법률로 못 박아 놓고 있다. 소위 말하는 ‘Move Over Law’가 그것이다. 이렇게 법령으로 정해져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 가끔 이 법령을 위반하여 큰 곤욕을 치르는 예가 있다. Move Over Law에 관해 알아보자.
캐나다에서는 Move Over Law가 미국과는 조금 다른 뜻을 갖는다. 경찰 차량, 구급 차량, 소방 차량 등과 같은 비상 차량이 사이렌을 울리면서 다가오면 일단 서행하면서 비상 차량에 길을 내주고 정지해 있어야 하는 것을 캐나다에서는 Move Over Law라고 한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비상 차량이 갓길에 서 있을 때 바로 옆 차선으로 옮겨야 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규정해 놓은 법률을 Move Over Law라고 한다. 미국의 한 통계 조사에 의하면, 조사에 응한 응답자의 71%가 Move Over Law가 있는지도 모르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미국에서 Move Over Law가 생기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1994년에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에서 구급대원이 갓길에서 근무하던 중 지나가던 차에 치여 크게 다친 사건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이 구급대원의 과실이었다고 불리하게 판결하는 바람에, 비상시에 갓길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 대한 안전 대책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Move Over Law를 만들어 법령으로 정해 놓아 구급대원이나 경찰이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 후 점차 다른 주에서도 같은 법령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50개 주 전역에 Move Over Law가 마련되어 있다.
다른 법령도 그렇듯이, Move Over Law도 각 주(State)가 따로 정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주마다 조금씩 적용하는 내용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목적만큼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 목적은 갓길에 비상 정차하여 있는 사람과 차량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각 주에서 시행하는 Move Over Law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갓길에 경찰 차량, 구급 차량, 소방 차량, 도로 보수 차량 등 비상 차량이 비상등을 켜고 있는 것을 발견하면 우선 무조건 비어 있는 옆의 차선으로 차선을 바꾸어 정상 운행하여 비상 차량의 옆 차선을 비워주고, 만일 이것이 불가능한 상황일 때는 천천히 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이 얼마나 천천히 운행해야 하는 점인데, 주마다 정해 놓은 기준이 다르다. 대부분 주에서는 적당히 속도를 줄이라고 되어 있거나 급히 정차할 수 있는 정도로 속도를 줄이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앨라배마 주에서는 제한 속도보다 15마일 이상을 줄여야 하고, 플로리다에서는 제한 속도보다 20마일 이상 줄이라고 되어 있는 등, 구체적으로 줄여야 하는 속도를 명시해 놓은 주도 있다. 대부분 주에서 줄여야 하는 속도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는 바람에 경찰이 마음대로 판단하여 단속한다고 불만의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조지아의 경우에는 이 법령을 위반하면 $500 이상의 벌금을 내도록 명시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대개 $700 이상의 벌금 티켓을 받게 된다. 벌금 티켓을 받는 것도 문제지만, 타인의 생명을 존중하여 서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겠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갓길에 서 있는 비상 차량을 발견하면 옆 차선을 피하여 달리고, 이것이 불가능하면 제한 속도보다 최소한 20마일 이상 속도를 줄이면 안전하지 않을까 싶다.
(보험 전문인 최선호 770-234-4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