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의사 스펜서 존슨이 쓴 <선물>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노인과 어린 소년과의 대화가 주는 인생철학의 지혜입니다. 할아버지는 소년에게 선물을 주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그 선물이라는 것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현재' 속에서 발견해야 한다고 할아버지는 말했습니다. 소년은 선물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쉽게 발견하지 못하고 세월은 흘러갔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던 소년은 삶의 커다란 난관에 봉착하게 되고 어려움을 맞습니다. 그때 소년은 옛날 할아버지가 말했던 선물을 떠올리고 할아버지를 찾아갑니다. 선물을 아직 찾지 못했다고 말하는 소년에게 할아버지는 지혜를 줍니다. 지금껏 살면서 정말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른이 된 소년은 주마등처럼 기억을 되돌리면서 행복했던 순간의 공통분모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잘못된 과거는 잊어버리고 '현재 뭔가에 몰두하는 순간들이다'라는 위대한 진리를 발견했습니다.
실상 그렇습니다. 생각하면 현재 스스로가 이 땅에 생명을 가지고 호흡을 하며 살 수 있다는 '생존의 이유' 하나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엄청난 선물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는 '마음의 넉넉한 여유'라는 것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심합니다. 늘 바쁩니다. 이어령 선생님의 혜안에 의하면 '한국 사람들이 언제부터 이렇게 바빠졌을까?'라는 질문에 '라면을 먹기 시작한 때'부터라고 합니다. 한국 사람들의 조급성에 꼭 맞는 기호식품인 라면은 뜨거운 물만 부어 후루룩 먹기만 하면 그만입니다. 라면은 처음 일본에서 만들어졌지만 한국의 라면의 종류는 실로 엄청납니다. 21세기 인스턴트 시대, 한국인의 성급한 모습은 급해져 버린 현대인의 여유 없는 아이러니컬한 모습을 너무나 정확하게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스펜서 존슨(Spencer Johnson)이 '현재에 몰두하는 자아'를 통하여 발견한 선물을 시간의 시점으로 본다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순간을 행복하게 하는 선물'과 '영원토록 행복할 수 있는 선물'입니다. 후자에 초점을 맞춘다면 과거로부터 자유함을 얻게 되고 미래를 담대하게 직면하는 인생관과 세계관으로 바뀌어집니다. 이 담대한 인생관과 세계관은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영생의 선물, 구원의 선물입니다.
본문 엡 2:8-9에서는 이 영생과 구원의 선물을 '너에게서 난것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구원은 믿음으로 받는 선물입니다. 하나님이 은혜로 내려 주시는 구원을 믿음으로 받는다고 본문은 가르치고 있습니다. 도대체 믿음이란 무엇입니까? 하늘의 하나님께서 호의를 베풀어서 선물을 주시면 손을 내밀어서 받아야 합니다. 그 받는 하나의 채널, 즉 방편이 바로 믿음입니다. 한국 사람들의 민족적인 특성 가운데 물에 빠져도 '나를 살려 달라'고 하지 않고 '사람 살려' 라고 말합니다. 정말 경탄할 민족입니다. 사람의 보편적인 가치가 무엇인가를 자각하는 민족임에 틀림없습니다.
어쨌든 물에 빠지면 생명 줄을 던져주어야 하고 그것을 잡고 나와야 하는 것이 당연한 진리입니다. 생명 줄을 잡는 행위, 즉 구원은 업적이나 공로가 아니라 하나의 반사적 행동의 방편에 불과한 것입니다. 믿음은 분명 공로가 아니지만 믿으면 하나님께로부터 값없이 선물을 받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일찌감치 사도행전의 초대교회를 비롯한 오늘날의 신약교회를 향하여 성서로 말씀하고 계십니다. '주 예수를 믿으면 너와 너의 가족이 구원을 받으리라.' '가족'때문에 교회에 갈 수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식구들이 구원받기를 원하면 먼저 자신이 믿으면 되는 것입니다. 부모님을 걱정하시는 분들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믿기 시작하면 가족이 구원되는 놀라운 역사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주 예수를 믿는 나 자신으로부터 자신이 구원받고 가족이 구원받습니다.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나'로부터 시작합니다.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로부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