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칠 복(衣-14, 4급)
*셀 수(攴-15, 7급)
“남을 많이 ○○한 자는 모두 말로가 좋지 않다.” 동그라미에 들어갈 말은? 답을 찾아보기 전에 먼저, ‘複數’란 한자어에 대해 꼼꼼하게 요모조모 알뜰살뜰 살펴보자.
複자는 ‘겹옷’(lined clothes)이란 뜻을 위해 고안된 글자이니 ‘옷 의’(衣⇒衤)가 부수이자 의미요소로 쓰였고, 复(갈 복)은 발음요소다. 후에 ‘겹치다’(duplicate; overlap; double) ‘똑같이’(equally) 등의 의미도 이것으로 나타낸 것은 본래 의미인 ‘겹옷’과의 유사성 때문이었다.
數자의 攵(=攴)은 손이나 막대기로 어떤 물건의 수를 ‘헤아리다’는 뜻으로 쓰인 의미요소이다. 婁(성길 루)는 발음요소로 쓰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음이 크게 달라졌다. ‘헤아리다’(count), ‘셈하다’(calculate)라는 뜻으로 쓰인다.
複數는 ‘둘[複] 이상의 숫자[數]’가 속뜻인데, 수학에서는 ‘두 자리 이상의 수’라 정의하고, 언어학에서는 ‘둘 이상의 사람이나 사물의 동작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언어 형식’이라고 정의한다. 속뜻을 알아두면 학술적 정의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즉, 의미 힌트를 알 수 있다.
맨 앞 문제의 답이 들어있는 명언을 소개해 본다. ‘좌전’이란 책에 나오는 말을 심하게 의역해 보았다. 우리말만 읽어봐도 무슨 뜻인지 알게 하자면 한문을 심할 정도로 확대 해석할 필요가 있다. 그게 필자의 번역 지론이다.
“남을 많이 억압한 자는 모두 말로가 좋지 않다.”
多陵人者皆不在. 다릉인자개부재 - ‘左傳’
●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고품격 한국어>, <선생님 한자책> 저자. (jeonkj@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