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희 목사
그러면 부모를 어떻게 섬겨야 합니까? (에베소서6:1-3)을 통해 그 방법을 살펴봅시다. “자녀들아 너희 부모를 주 안에서 순종하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 말씀 속에는 두 개의 단어가 강조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순종”과 “공경”입니다.
이 두 개의 단어는 유사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만약 순종만 하고 공경이 없다면 그 순종은 위선입니다. 또한 반대로 순종이 없는 공경은 결국 불순종일 수 밖에 없습니다. 공경이란 마음의 태도를 좀더 강조한 것입니다. 공경이란 단어는 본래 “아주 무겁다”라는 뜻의 히브리어에서 나온 것입니다. 명사로 사용될 때 우리의 몸 속에 있는 내장이나 간장을 의미하는데 이것이 공경이란 단어의 어근입니다. 몸 속에 있는 간이 얼마나 중요합니까? 암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것이 간암입니다. 이렇게 귀중한 간처럼 가장 중요한 존재를 존중히 여긴다는 의미를 가진 말이 바로 공경입니다.
부모를 섬기는 일은 순종의 실천과 공경의 실천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순종의 실천은 세 가지 일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부모의 권위를 인정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부모를 세우셨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깨닫게 되면 부모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누가 우리의 부모를 나의 부모되게 하셨는가? 바로 하나님이십니다라는 고백에서부터 부모의 권위를 인정하는 일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부모의 말씀을 경청해야 합니다. 본래 이 순종이란 단어는 두 단어의 결합입니다. “아래서”라는 천치사와 “잘 듣는다”라는 동사가 결합하여 부모의 부모된 위치를 인정하고 내가 그 아래서 말씀을 잘 듣는다는 뜻으로 쓰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순종이라는 것은 잘 듣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부모님의 말씀을 들으십시오. 부모님의 의견에 내가 찬성하느냐 찬성하지 않느냐는 차후의 문제이고 우선은 잘 들어야 합니다.
세 번째는 부모의 말씀을 따라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맹목적인 복종은 아닙니다. 셩경에는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만약 부모에 대한 순종이 하나님께 대한 불순종이 될 때는 더 높은 권위이신 하나님께 순종해야 합니다. 이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사도행전 4장)에서 보면 초대교회의 사도들이 전도를 했습니다. 그런데 베드로가 전도를 하다가 잡혀왔습니다. 관원들은 베드로에게 전도를 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나 전도는 그리스도인으로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어떻게 대답을 했습니까? ‘하나님 앞에서 너희 말을 듣는 것이 하나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옳은가 판단하라(행4:19)고 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순종은 언제나 앞서와야 합니다.
예를 들어 도둑질을 시키는 경우와 같이 내가 도무지 복종할 수 없는 일을 부모에게 요구 받았을 때는 순종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때 도둑질을 해요? 당신이 사람이오? 오늘부터 부모와의 인연을 끊겠소하고 접근하면 안 됩니다. 오죽해야 그런 요구를 할까요?하는 심정으로 그 요구 자체에 대해서는 거부하지만 부모를 향한 순종의 태도만은 상실하지 않아야 합니다.
남녀 사이에 데이트를 할 때도 자매들이 어떤 형제의 데이트를 거절하고 싶을 때 그 데이트의 요구 자체는 거절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격을 건드려서는 안 됩니다. “저 같은 사람에게 데이트를 청해줘서 고마워요. 하지만 지금은 제가 데이트할 만한 사정이 안 됩니다. 이해해 주세요”라고 해 보십시오. 상대방의 인격을 건드리지 않고 지혜롭게 거절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부모의 요구를 거절할 수 있지만 부모의 인격을 건드려서는 안됩니다. 또한 부모의 말씀을 겉으로 따른다고 해도 마음으로 멸시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진정한 순종이 아닙니다. 참된 순종은 공경의 자세를 동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