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자와 결혼한 10년 이상 체류자에 합법자격 부여하자 제동
대상자 55만명 추정…조지아주 등 "불법 이민 재앙 악화" 반발
공화당이 주도하는 16개 주 정부에서 조 바이든 정부의 불법 이민자 구제 정책에 반기를 들고 소송을 제기했다.
23일 텍사스주 법무장관실이 공개한 소장에 따르면 텍사스주를 비롯해 16개 주 정부는 보수 진영의 법률단체 '아메리카 퍼스트 리걸'과 함께 미 국토안보부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장관 등 바이든 정부 관리들을 상대로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수십만의 불법체류 외국인에게 합법적인 자격을 주는 프로그램인 미 국토안보부의 불법적인 정책에 대한 도전"이라고 이들은 소장에 적시됐다.
이 소송이 제동을 걸고자 하는 국토안보부의 '가족 함께 두기'(Keeping Families Together) 정책은 지난 19일부터 시행됐다.
이 정책은 약 10년 이상 계속 미국에서 체류한 불법 이민자가 미 시민권자와 결혼한 경우에 당사자와 그의 기존 자녀(21세 미만)에게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인 '가석방 지위'(parole in place)를 부여하는 것이다.
다만, 대상자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거나 결격 사유가 있는 범죄 전력이 없어야 한다.
이런 대상자가 정부 승인을 받으면 3년 이내에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으며, 영주권을 따기 전에도 취업 허가를 받을 수 있다.
미 정부는 이 정책의 수혜 자격에 부합하는 대상자가 50만명, 그들의 자녀가 5만명 정도일 것으로 추정했다.
국토안보부는 이 정책에 대해 "가족의 통합과 안정을 촉진하고, 미국 지역사회의 경제적 번영을 늘리며, 지역 내 파트너 국가와의 외교 관계를 강화하고, 제한된 미국 정부 자원에 대한 부담을 줄이며, 국가 안보와 공공 안전 목표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소송을 주도한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국토안보부의 이런 정책이 "헌법을 위반하고, 텍사스와 나라 전체를 해치고 있는 불법 이민 재앙을 적극적으로 악화한다"고 주장했다.
또 "연방법은 불법체류 외국인이 출국한 후 합법적으로 재입국해 거주 허가를 받지 않고는 영주권 등 대부분의 이민 혜택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바이든의 국토안보부는 현행 연방법을 준수하는 대신 불법 체류자 130만명이 연방법을 무시하고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가 이끄는 연방 정부는 미국을 국경 없는 국가, 법 없는 국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번 소송에 참여한 주는 텍사스 외에 아이다호, 앨라배마, 아칸소, 플로리다, 조지아, 아이오와, 캔자스, 루이지애나, 미주리, 노스다코타, 오하이오, 사우스캐롤라이나, 사우스다코타, 테네시, 와이오밍 등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