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공화당 전당대회 이틀째 현장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대선 후보 대관식인 2024 공화당 전당대회가 16일 이틀째를 맞은 가운데 공화당 상·하원의원과 선거 출마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전당대회에 총출동한 중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지역구 행사 등을 이유로 불참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공화당 소속 한인 재선 의원으로 당연직 대의원인 영 김 연방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지역구 전당대회 일정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김 의원측이 16일 밝혔다. 영 김 의원 외에도 밋 롬니(유타)·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빌 캐시디(루이지애나)·수잔 콜린스(메인)·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 등도 전당대회 전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 등에 전당대회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주 또는 지역구 행사나 개인 일정 등을 불참 사유로 들었다.
다만 주변에서는 이들 의원의 불참을 놓고 지역구가 경합주이거나 정치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반목관계 등이 실제 배경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가령 롬니 의원은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트럼프 인사이며 중도파인 콜린스 의원의 경우 최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2016년·2020년에 이어 이번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2022년 56.8%의 득표로 재선한 영 김 의원의 지역구인 캘리포니아 40지구의 경우 민주당이 ‘뒤집기’를 시도하는 지역이다. 민주당은 2022년 선거 때 선거구 내 부유한 교외 지역인 오렌지카운티 등을 집중적으로 겨냥했다고 LA타임스 등이 당시 보도했다.
공화당 내 다른 한인 연방하원의원인 미셸 박 스틸 의원은 전당대회에 참석했다고 의원실이 전했다. 캘리포니아 45선거구가 지역구인 그는 상대적으로 ‘로우키’로 행보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한인 유권자 정치단체 관계자는 전당대회장에서 “11월 선거에서 민주당과 경합 지역은 중도표 문제 등을 이유로 적극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에서 태어나 불우한 가정환경을 딛고 부통령 후보로 올라선 J.D. 밴스 연방상원의원(39·오하이오주)의 인도계 부인에게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10년 전 예일대 토론 동아리에서 처음 만나 ‘캠퍼스 커플’이 됐다가 지금은 인생의 동반자이자 최대 조력자가 된 부인 우샤 칠루쿠리 밴스(38·이하 우샤)다.
CNN 등에 따르면 밴스 의원은 지난 수년간 여러 인터뷰와 저서를 통해 본인이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낼 수 있었던 데는 아내 우샤의 역할이 컸다고 강조해 왔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베스트셀러 회고록 ‘힐빌리의 노래’에서 그는 우샤가 해병대원으로 이라크전에 참전한 뒤 예일대 로스쿨에 진학한 자신을 인도해 준 ‘예일 수호령(Yale spirit guide)’이었다고 회상했다.
2013년 토론 동아리에서 ‘미국 백인의 쇠락’이란 주제를 다루며 처음 인연이 닿게 된 두 사람은 이듬해인 2014년 결혼식을 올렸고, 세 자녀를 낳았다.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샌디에고에서 태어나 자란 우샤는 예일대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뒤 케임브리지대에서 장학생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에는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서 지금은 연방대법관이 된 브렛 캐버노 판사의 서기로 일한 데 이어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의 서기로 근무하다 2015년부터는 로펌 ‘멍거톨슨앤올슨’ 소속 변호사로 활동했다.
인도계 미국인인 우샤가 선거운동에 적극 뛰어들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약점으로 꼽히는 소수계 유권자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역대 선거에서 소수계 유권자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더 많은 지지를 보냈다. 민주당 소속인 카말라 해리스 현 부통령은 흑인-인도계 혼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