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달 연속 ‘가장 더운 달’
작년 상승폭 역대 최고치
“전례없는 속도” 경고음
지난달 세계 평균기온이 역대 5월 중 가장 높았다고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가 5일 밝혔다. C3S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달 지구 표면의 평균 기온이 섭씨 15.9도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산업화 이전 평균치보다 1.52도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작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으로 ‘역대 가장 더운 달’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이 기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63도 높았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합의된 기온 상승 폭 제한 기준은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도다.
이 제한선 초과 여부의 경우 개별 연도가 아닌 수십 년 단위로 평가하기에, 지난 12개월의 측정값만으로 제한선을 넘겼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또 지난 1년간 온난화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지목된 엘니뇨 현상이 올해 하반기에 소멸할 것으로 예상되고는 있다. 그러나 인간 활동으로 초래된 지구 온난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에 앞서 이날 세계기상기구(WMO)도 지구의 연평균 기온 상승 폭의 ‘마지노선’인 섭씨 1.5도를 2028년 안에 넘을 확률이 80%라고 경고한 바 있다. 또 지난해 전례 없는 속도로 지구 온난화가 가속하면서 산업화 이전 대비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로 억제한다는 목표를 이뤄낼 기회가 더욱 줄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4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 세계 과학자 57명은 이날 과학 학술지 ‘지구 시스템 과학 데이터’(ESSD)에 실린 보고서에서 작년 지구기온 상승폭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10년 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가 지난해 섭씨 0.26도 상승했다면서, 이에 따라 지구의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43도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장기목표로 제시된 지구 평균온도 상승 억제 목표치 1.5도까지 불과 0.07도를 남겨둔 것이다. 2022년 기준 10년 전 대비 평균온도 상승 폭은 0.25도였다.
산업화 이후 작년까지 진행된 지구온도 상승의 약 92%가량(1.31도)은 인간 활동에 의한 것이고, 나머지 8%(0.12도)는 엘니뇨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2014∼2023년 평균 지구 표면온도도 산업화 이전 시대보다 1.19도 올라간 것으로 집계됐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인간이 유발한 온난화가 관측 기록상 전례 없는 속도로 늘고 있다”면서 이대로라면 4년반 뒤에는 파리협정에서 규정한 억제 목표치인 1.5도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작년 지구온난화가 유례없이 빠르게 진행된 것과 관련해선 화석연료 사용이 늘어난 것 외엔 인간의 활동으로 기후변화가 가속됐다고 볼 증거가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