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헤지펀드 주택 싹쓸이
조지아는 기업형 주택투기의 천국
애틀랜타의 임대주택 중 거의 11%에 달하는 양이 월스트리트 헤지펀드가 운영하는 3개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조지아 주립대 GSU가 조사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Invitation Homes, Pretium Partners, Amherst 등 3개 회사가 애틀랜타 대도시권의 5개 카운티(Fulton, Clayton, DeKalb, Gwinnett 및 Cobb)에 있는 단독 임대 주택의약 11%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년간 주택 가격과 임대료와 금리가 폭등하면서 주택 구매가 어려워지고, 임대료의 급상승 배후에는 월스트리트 헤지펀드 회사들이 ‘주택 싹쓸이 구매’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는데, 이번 조사를 통해 실제 상황은 생각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AJC 조사에 따르면 2012년 이후 거대 기업들은 조지아의 11개 카운티에서 65,000채 이상의 단독 주택을 구입했으며, 11개 회사는 각각 1,000채 이상의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세 회사는 또한 메트로 애틀랜타의 5개 핵심 카운티에서 19,000채의 임대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투자 회사들이 주택을 대량 구입한 인구조사 지역 5곳 중 4곳은 흑인을 비롯한 소수 인종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었다. 조사에 따르면 인구 조사 지역 중 45%에서 인구의 90%가 소수 인종의 주민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것은 주택 투기 회사들이 저소득층의 소수 인종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주택을 입도선매해 임대료를 올려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지아 주립대학의 연구원 쉘톤은 "이 회사들은 특정 지역에서 수만 개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해당 지역에 보유 자산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임차인에 대해 실제로 상당한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쉘톤 연구원은 “조지아주의 임대 시장은 임차인 보호법이 허술하기 때문에 기업형 주택 투기회사들에게 매력적인 장소”라고 덧붙였다. 기업형 투기 회사들이 거대 자금을 동원해 단독주택이 매물로 올라오자마자 달려들어 구매하기 때문에 주택 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그는 말했다.
이러한 주택 투기는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려는 젊은 세대와 평범한 일반 시민들의 주택 구입의 꿈을 어렵게 하는 주범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워싱턴 D.C.에 본사를 둔 싱크탱크인 Urban Institute는 2022년 현재 대규모 헤지펀드와 기타 기업 투자자들이 약 574,000채의 단독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발표에 따르면, 애틀랜타에서 주택 싹쓸이 구매로 위세를 떨치고 있는 이 세 회사는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코네티컷, 플로리다, 미네소타, 뉴욕, 텍사스 등의 주요 메트로 지역에서 190개 이상의 회사 법인을 만들어 "광범위한 주택 구매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이름의 회사를 만드는 이유는 임차인이 법적 소송을 제기할 경우 회사를 법적 책임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장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세입자는 자신이 임대하는 주택과 소유 회사 사이의 관계를 입증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소송에서 이기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작년 말, 조지아 민주당 의원들은 헤지펀드가 단독 주택을 대량 구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주택 헤지펀드 통제법(End Hedge Fund Control of American Homes Act)이라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공화당의 거부로 법안은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김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