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적 인자와 환경 인자 등 두 가지 원인
일교차가 심해지면서 알러지 비염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코 점막이 민감해지면서 비염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알러지 비염은 한국 전 국민의 10~20%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알러지 비염을 가진 이들에게 공포에 가깝다. 이 시기를 좀 편하게 건너는 방법은 없을까.
알러지 비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갑자기 10회 이상 연속적으로 나오는 재채기, 코막힘, 물처럼 흐르는 콧물, 코·눈·입천장이 가려움 등이다. 특히 공기가 건조하거나 차가울 때 또는 담배 연기와 먼지, 공해 물질이 있을 때 과민 반응을 보인다.
알러지 비염에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유전적 인자다. 알러지 가족력이 있으면 다양한 알러젠(항원)에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부모가 알러지 질환을 갖고 있을 때 자녀에게 알러지 질환이 생길 확률은 40~80% 정도다.
또 다른 원인은 환경 인자다. 특정 계절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계절성 알러지 비염은 꽃가루가 주요 원인이며, 계절에 상관없이 증상이 지속되는 통년성 알러지 비염은 일반적으로 집먼지진드기가 원인일 때가 많다.
치료법으로는 항히스타민제가 주로 쓰인다. 재채기ㆍ콧물ㆍ가려움증 같은 알러지 비염의 대표적인 증상을 호전시키는 데 효과가 좋다.
조형주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특히 최근에는 어지러움이나 졸음이 오는 부작용이 없는 약이 개발돼 약을 먹어도 일상생활과 업무에 지장을 받지 않게 됐다”며 “스테로이드 제제의 스프레이도 좋은 효과를 보이며, 중증도 이상으로 심한 알러지 비염은 주사나 설하(舌下) 면역 치료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러지내과 교수는 “가장 흔히 사용하는 비강 분무 스테로이드(모메타손, 플루티카손푸로에이트)는 먹는 스테로이드와 달리 체내에 흡수돼도 대부분 분해돼 빨리 없어져 우리 몸에 주는 영향이 전혀 없다”고 했다.
대부분의 비강 분무 스테로이드는 2세 어린이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됐고 30년 이상 사용돼 안전성이 검증됐다. 증상과 관계없이 꾸준히 사용한다면 나중에 비염 증상과 합병증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고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알러지 비염 증상을 좋아지게 할 방법으로는 꽃가루가 원인이라면 알러지를 일으키는 특정 식물을 피하고, 특히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봄철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개ㆍ고양이 털이 원인이라면 이들과 접촉하거나 근처에 가는 것을 피하고, 집먼지진드기가 원인일 때는 실내 온도나 습도를 조절해 진드기가 서식할 수 있는 조건을 차단한다.
치료를 미루거나 방치해 장기간 코 점막에 부종이 생기면 부비동염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수면장애를 일으키고, 학생이라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코막힘으로 오랫동안 입으로 호흡하는 어린이는 아데노이드형 얼굴이나 부정 교합이 생길 수 있고, 어린이 천식이 생기기도 한다.
알러지 비염은 장기 질환이고, 증상이 완화되더라도 재발 가능성이 높기에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