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첫 임신, 조기 월경과 늦은 폐경 등
치밀 유방이 위험 요인… 유전·인종 영향도
켈시 카민키는 11월에 처음 왼쪽 유방에서 작은 덩어리를 발견했다. 그녀의 나이가 32세로 젊었으므로 의사는 양성 낭종으로 의심했고 추가 검사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길한 예감을 떨쳐버릴 수 없었던 카민키는 유방 촬영술(mammogram)을 받겠다고 고집했다. 그리고 그 덩어리는 유방암이었다. 40세 미만 여성에게는 드문 진단으로, 지난해 미국에서 약 4%가 침습성 유방암(invasive breast cancer) 진단을 받았다. 전반적으로 40세 미만 여성의 유방암 발병률은 10만 명당 약 25건(2019년)으로 낮은 편이다. 이에 비해 40~64세 여성은 10만 명당 229건, 65~74세 여성은 462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카민키와 같은 경우가 점점 더 흔해지고 있다. 지난주 JAMA 네트워크 오픈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50세 미만의 젊은 미국인,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암이 증가하고 있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30~39세 사이에서 진단 건수는 19.4% 증가했다. 20~29세 사이에서는 5.3% 증가했다. 유방암은 젊은 층에서 가장 많은 암 발병 건수를 차지했다.
젊은 여성의 말기 유방암 진단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암협회의 데이터에 따르면 40세 미만 여성의 경우 2000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약 3%씩 증가했다. 고령 여성의 유방암 사망률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감소했지만, 젊은 여성의 유방암 사망률은 감소하지 않았다.
“젊으니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젊은 여성에게도 유방암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분명히 생존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다트머스-히치콕 메디컬센터의 유방 영상과장인 데브라 몬티치올로는 말했다.
이러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유방암 조기 발견과 관련하여 젊은 여성을 위한 조언은 거의 없다. 매모그램은 40~74세 사이의 여성에게만 권장되며, 젊은 여성에게는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의료 기관은 권장하지 않는다.
인터뷰에서 유방암에 걸린 젊은 여성들은 이에 대한 우려를 처음 제기했을 때 의사로부터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제 점점 더 많은 환자와 전문가들이 젊은 여성의 유방암에 대한 연구와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의 유방외과 과장 타리 킹은 “유방암에 대해 의사와 처음 논의하는 나이가 40세가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젊은 여성을 위한 몇 가지 옵션
콜로라도주 손튼에 사는 카민키는 유방암 가족력이 없다. 그녀는 유방암 1B 단계에서 조기에 발견했지만 생검 결과 재발 가능성이 높은 공격적인 유형으로 판명되었다. 의사의 조언에 따라 미혼모인 그녀는 3살과 6살인 두 아들을 돌보면서 두 번의 유방절제술과 수개월간의 화학 요법을 받았다.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자 그녀는 어린 아들들에게 머리를 자르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어떤 날은 소파에서 간신히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테크 회사의 인사업무를 풀타임으로 계속해야 했다. 이미 은퇴저축을 다 비웠고 더 이상 무급 의료휴가를 쓸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와 아이들의 인생에 절대적으로 1,000%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재정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인생의 장애물이 되겠지만, 감정적으로는 지금부터 인생이 바뀌게 되는 경험”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7월에 키모테라피를 마친 그녀는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다음 스캔을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방암에 걸린 젊은 여성이 나이든 여성보다 정서적 고통을 더 많이 경험한다고 말한다. 젊은 나이에 유방암 진단을 받으면 직장 승진, 결혼 또는 출산에 대한 사회적 기대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고립감을 느낄 수 있다. 젊은 여성은 나이든 여성에 비해 말기 및 공격적인 유방암 진단을 받을 가능성도 더 높고, 또한 암이 재발할 위험도 높다.
■젊은 여성의 검사는 왜 권장되지 않나
전문가들은 40세 미만의 여성에게 유방암 검진은 비용이나 잠재적 이점 면에서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또 다른 우려는 가짜 양성으로 인한 심리적 피해와 평생 동안 소량의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 등의 잠재적 피해에 대한 것이다.
그러나 고위험군으로 판명된 여성은 정기적으로 검진 받아야하며, 유방 변화에 대한 우려가 있는 모든 여성은 매모그램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몬티치올로는 말했다.
■진화하는 위험 요인
전문가들은 더 많은 여성이 더 어린 나이에 유방암 진단을 받는 이유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없지만 몇 가지 가능한 요인이 있다고 말한다.
유전이 유방암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 카이저 퍼머넌티 북가주 지부의 부인과 종양학 과장인 엘리자베스 서-버그만 특히 어린 나이에 유방암에 걸리는 대부분의 여성은 유전적 위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버그만에 따르면 많은 여성이 첫 임신을 늦추는 것이 한 가지 원인이 될 수 있다. 35세 이후에 처음으로 임신하는 것은 유방암의 위험 요소다. 35세 이후 유방에 비정상적인 세포가 축적될 시간이 더 많기 때문이다. 임신 중에 발생하는 유방의 변화는 이러한 비정상적인 세포가 암으로 발전하는 것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서-버그만은 설명했다.
치밀 유방(dense breasts)은 또 다른 위험요소다. 조기 월경과 늦은 폐경도 요인이다. 유방이 에스트로겐에 더 오래 노출되기 때문이다. 라이프스타일, 식단, 체중, 알코올 섭취 및 환경 노출도 모두 유방암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종도 요인이 될 수 있다. 흑인 여성은 백인 여성보다 젊은 나이에 유방암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 또한 삼중 음성 유방암(triple-negative breast cancer)이라는 공격적인 형태의 암 진단을 받을 가능성도 더 높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모르지만 사회경제적 요인과 공해 노출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유방암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
미니애폴리스에 사는 린지 마들라(33세)는 재정적 장벽으로 인해 치료 옵션이 제한되었다고 느낀다.파타임 행동 보조원과 댄스 강사의 두 가지 일을 하고 있던 그녀는 지난 4월 유방암 2기 진단을 받고 무급 휴직에 들어갔다. 그녀의 암은 빠르게 성장하고 전이될 가능성이 높은 3기로 판명됐고, 유방의 일부만 제거하는 절제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수술 후 그녀는 암이 림프절로 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현재 키모테라피를 시작했고 유방 절제술이 필요한 마들라는 치료비를 충당하기 위해 고펀드미 계정을 개설했다.
유방암은 소득이 낮고 저축이 적으며 공제액이 높은 건강보험을 가졌거나 건강보험이 전혀 없을 가능성이 높은 젊은 환자들에게 더 큰 재정적 타격을 입힌다.
다나-파버 암연구소의 유방 종양학자인 레티시아 바렐라는 젊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유방암 연구가 늘고 있지만, 젊은 여성을 위한 검진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며 “유방암에 걸리기에는 너무 어리다는 말을 듣는 젊은 여성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그녀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