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30%나 ‘껑충’, 고령층이 가장 취약해
전화나 이메일을 활용해 돈을 뜯어내는 소위 스캠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스캠 사기 범죄로 인한 피해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술 발전으로 스캠 범죄 방식이 정교해지면서 젊은 세대들이 스캠 사기의 주된 표적이 되고 있는 반면에 금전적 피해는 시니어를 포함한 고령층이 더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AP통신에 따르면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해 스캠 사기범들의 표적이 되면서 사기를 당한 미국인들의 금전적 피해액이 88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인 2021년과 비교해 무려 30%나 급등한 피해 규모다.
피해 규모가 가장 큰 스캠 사기는 가상화폐와 관련된 투자 사기로 피해액이 38억달러로 2배나 늘어났다.
스캠 사기의 주된 피해자들은 주로 20~29세 사이의 젊은층들이다. 70~79세 고령층에 비해 젊은층들이 스캠 사기에 취약하다는 통계는 다소 의외다. 통신 기술 발달로 인한 스캠 사기 수법이 정교해진 까닭이다.
다만 70~79세 고령층의 경우 스캠 사기에 의한 금전적 피해가 상대적으로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자금으로 현금 저축이나 연금을 비롯해 생명보험, 부동산 등을 보유하고 있어 젊은층에 비해 보유 자산이 더 많기 때문이다.
금융 사기 피해 규모가 커진 것은 스캠 사기범들의 범행 수법이 다양해진 현실 때문이다. 소위 디지털 경제 시대에서 스마트폰과 온라인 사용이 많아지면서 SNS, 이메일, 전화 메시지를 비롯해 애플리케이션과 마켓플레이스 등 스캠 사기 범죄의 도구들이 크게 늘어났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스캠 사기의 범행 도구들이 다양해졌지만 근본적인 수법은 동일하다. 피해자들의 심리적, 정서적 불안감을 조성해 정상적인 판단력을 흐리게 해 돈을 요구하는 수법은 사기범들의 기본 수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가장 전형적인 스캠 사기 방식인 로보콜의 경우 고령층이나 장애인 또는 부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흔히 피해를 보게 되는 수법이다. 로보콜에 최선의 대처 방법은 전화를 끊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연방국세청(IRS)이나 연방이민국(USCIS) 등 정부 기관의 직원을 사칭하거나 채권추심업체 직원이라고 속여 금전을 요구하는 수법도 금융 사기 피해를 양산하는 주요 수법 중 하나다.
최근엔 SNS를 통해 친분을 맺고 돈을 뜯어내는 일명 ’로맨스 스캠‘ 범죄도 급증하면서 피해자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돈을 보내기 전 반드시 사기범들이 말하는 상황들이 사실인지를 확인하는 게 필요하고 처음보는 이메일이나 전화 문자에 있는 링크는 절대 클릭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