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수록 늘어나는 치매… 징후와 위험 요인은
전 세계 5,500만 명 고통… 30년 후 3배↑ 전망
가족사, 유전자, 환경요인, 뇌졸중이 위험 높여
활발한 신체활동·금연·사회적 관계 등 유지해야
전 세계적으로 5,5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치매를 앓고 있다. 그리고 그 수는 2050년까지 약 1억5,3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예상했다. 얼마 전 95세의 전 퍼스트레이디 로잘린 카터 여사가 치매 진단을 받았다. 치매 환자가 갈수록 늘어남에 따라 전문가들은 각 개인이 치매 위험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지속적인 신체 활동,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및 사회적 연결이 그런 것들이다. 다음은 전문가들에게 들어본 치매 관련 문답풀이다.
■치매란 무엇인가
기억, 사고, 추리(reasoning)가 손상된 증상을 말하며, 결국은 일상적인 작업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증상은 진행성 뇌 질환의 특징으로, 알츠하이머병이 가장 흔하다.
미국노화학회(NIA)에 따르면 치매 증상은 뇌의 뉴런 또는 신경세포가 다른 뇌 세포와의 연결을 잃고 죽어가는 결과이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 듦에 따라 뉴런을 잃지만 치매 환자의 경우 손실이 더 심각하다. 치매의 위험은 65세 이후에 크게 증가하지만 반드시 노화로 인한 결과는 아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의 노인병학 부교수인 크리스틴 키슬러는 “치매는 노화가 아니라 질병”이라고 말했다.
카터는 90대가 넘어서 진단받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95세까지 살지 못하며 보통 80세 정도에 나타난다. 그러나 젊은 사람에게도 발생할 수 있으며 현재 65세 미만의 미국인 약 20만명이 조기발병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P)에 따르면 600만 명 이상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으며 2060년까지 그 숫자가 1,4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 흑인, 히스패닉은 백인보다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더 크다.
■치매를 예방할 수 있나
치매는 예방할 수 없지만 발병 위험을 줄일 수는 있다. 란셋(Lancet) 기사는 다음과 같은 생활습관을 권장한다. 평생 신체활동의 지속. 혈압과 당뇨병 조절. 금연. 비만 줄이기. 음주 제한. 대기오염 노출 방지. 사회적 관계의 유지.
또한 인플루엔자(독감) 같은 바이러스의 백신 접종이 알츠하이머의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증거도 있다고 UT헬스 휴스턴 맥거번 의과대학 신경학 교수인 폴 슐츠는 말했다. 매년 3번의 독감 예방접종이 향후 4~8년 동안 위험을 20% 줄였으며 6번 접종은 그 두 배인 40% 감소시켰다는 것이다.
■치매의 징후와 증상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기억하거나 검색하는 데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힌트나 단서가 주어졌는데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라고 보스턴 대학의 신경과 교수이자 인지행동신경과 책임자인 앤드류 버드슨은 말했다. 이런 경우 종종 같은 질문을 하거나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는 증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능력과 성격의 변화는 미묘하게 발생하며, 치매 환자 자신은 이를 인식하지 못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아주 잘 알고 있다.
치매는 보통 사람들이 겪는 경미한 인지장애(MCI)와는 다르다. MCI를 가진 사람들 중 일부는 본격적인 치매로 진행하지만 훨씬 많은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슐츠는 말했다.
■치매 진단은 어떻게 하나
치매가 의심되는 경우 의사의 평가를 받아야한다. “본격적인 기억력 테스트와 기타 진단이 있으며 신경과 전문의가 몇 시간에 걸쳐 집중적인 인지 테스트를 수행한다.”라고 키슬러는 말했다. 혈액 및 척수액에 대한 뇌 스캔 및 기타 검사는 뇌의 분명한 변화를 감지하고 치매와 관련된 특정 물질의 존재를 정확히 찾아낼 수 있다. 그러나 그 결과가 다 맞는 것은 아니라고 키슬러는 말했다. “뇌 스캔은 나빠 보이지만 치매의 외부 징후가 없는 사람이 있고, 뇌가 괜찮아 보이는데 명백한 치매 징후가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치매의 위험 요인은 무엇인가
▲뇌 단백질과 염증: 치매의 8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에서는 단백질(아밀로이드 플라크 및 타우)이 비정상적으로 뇌에 축적되고 서로 뭉쳐 세포 기능을 방해한다. 그뿐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뇌의 염증이 존재해야한다.
▲나이: 나이가 많을수록 특히 65세 이후에 위험이 높아진다. 알츠하이머의 경우 위험은 5년마다 두 배로 증가하며, 85세 이상 노인은 거의 1/3이 발병위험에 처한다.
▲가족사: 직계가족 중 알츠하이머병이 있는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다.
▲유전자: 과학자들은 치매와 관련된 약 30개의 유전자 변이를 찾아냈다. APOE-e4 같은 유전자와 아밀로이드 단백질 전구체(APP), 프레세닐린-1(PSEN1) 및 프레세닐린-2(PSEN2)와 같은 돌연변이는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에 빠뜨린다.
▲환경 요인: 대기오염, 독성 금속, 살충제 및 비타민 D 결핍이 발병 위험을 높인다.
▲외상성 뇌 손상: 노인들이 취약한 낙상, 물체에 부딪히거나 자동차 충돌에 의한 외상성 뇌 손상은 치매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
▲뇌졸중: 한번 이상의 뇌졸중 또는 뇌출혈이 있으면 혈관성 치매가 발생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청력 상실 및 사회적 고립, 다운증후군 병력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인다.
■치매의 유형들과 차이점은
▲알츠하이머병: 처음에는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일부에서 손상이 발생하고 나중에는 언어, 추론 및 사회적 행동과 관련된 대뇌 피질의 영역에서 손상이 발생한다.
▲전두측두엽 치매(FTD): 45~64세의 성인에게 자주 발생한다. 뇌의 전두와 측두엽의 뉴런이 손상되어 비정상적인 행동, 감정 문제, 판단력 저하,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는다.
▲루이소체(Lewy body) 치매: 뇌에 단백질 알파-시누클레인이 비정상적으로 침착되어 움직임, 사고, 행동 및 기분을 변화시킨다. 파킨슨병은 루이소체 치매의 위험 요소.
▲혈관성 치매: 뇌졸중 등 뇌혈관에 영향을 미치는 장애로 인해 발생하며 치매의 약 10%를 차지한다.
▲혼합형 치매: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뇌졸중을 일으켜 혈관성 치매가 발생하는 경우.
▲약물 부작용: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유발하지만 약물 부작용이 확인되면 치료 가능하다.
■치매는 치료할 수 있나
연방 식품의약국(FDA)은 치매의 진행 및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여러 약물을 승인했다. 그러나 “이것들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키슬러는 경고했다.
<By Marlene Cim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