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증가율 상위권
미국 기업들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규모가 이번 달 1조달러를 찍은 가운데, 올해 들어 공매도에 따른 손실액이 1,200억달러에 달했다.
월스트릿저널(WSJ)은 20일 투자정보업체 S3 파트너스를 인용해 뉴욕 증시의 공매도 총액이 이번 달 1조달러를 찍어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이는 연초 8,630억달러 보다 늘어난 것이며 전체 거래 가능 주식의 5% 정도에 해당한다.
하지만 뉴욕증시 주요 지수인 S&P 500은 이번 달 들어서만 5% 오른 것을 포함해 올해 들어 14.3% 상승했다.
이에 따라 시가 평가 기준으로 올해 공매도 손실 규모는 1,200억달러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몇 주 새 주가 하락 베팅이 늘어나면서 이달 1∼15일 공매도 손실 규모만 720억달러에 이른다는 것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뒤 하락한 가격에 주식을 사들여 갚는 투자 기법이다.
헤지펀드와 기관투자자가 공매도 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최근의 주가 상승에 불안해하고 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S3 파트너스의 이허르 두재니브스키는 “이번 상승 랠리가 후퇴하거나, 최소한 고공행진 중인 주식 다수가 힘을 잃고 평균으로 회귀할 것으로 보는 헤지펀드와 투자자들이 여전히 많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초 상승장을 놓친 뒤 이를 만회하려는 헤지펀드들이 매수(롱)와 공매도(숏)를 모두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매도는 최근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에 집중되고 있다. 주요 기업의 공매도 규모는 15일 기준 테슬라(235억5,000만달러), 애플(223억8,00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165억3,000만달러), 엔비디아(114억5,000만달러), 아마존(96억4,000만달러)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