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 2개 신설
세계 2위 반도체 제조사인 미국 인텔이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반도체 공장 2개를 건설하며 총 300억유로(약 327억달러)를 투입한다. 투자 규모가 당초 알려졌던 170억유로에서 2배 가까이 늘었다. 인텔은 대규모 투자와 관련해 아시아에 빼앗긴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다시 가져와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했다. 독일 정부도 역사상 가장 큰 외국인직접투자(FDI)로 기록될 인텔의 이번 투자에 최대 100억유로의 보조금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19일 독일 총리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협약에 공식 서명했다. 독일 정부는 인텔에 지원할 보조금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 보도를 보면 규모가 투자액의 최대 3분의 1 혹은 100억유로 선으로 예상된다. 당초 인텔의 투자 규모가 170억유로로 알려졌을 당시만 해도 보조금은 68억유로라고 전해졌으나 투자 액수가 늘어난 만큼 보조금도 상향 조정됐다. AP통신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공장이 완공된 뒤 가동되는 시점은 4~5년 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인텔은 앞으로 10년간 유럽 반도체 생산·연구개발(R&D) 시설에 800억유로(악 873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유럽 반도체 설비투자에 적극적이다.
독일 외에도 이달에만 폴란드와 이스라엘에 각각 46억달러, 250억달러 규모를 신규 투자한다는 계획을 공개한 상태다. 아일랜드에도 120억유로를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설을 확장하고 있다. 겔싱어 CEO는 로이터 통신에 “우리는 이 산업을 아시아에 빼앗겼다. 이를 되찾으려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을 비롯한 EU 국가들은 반도체 산업 공급망 유지 차원에서 관련 업체들의 제조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생산 중 EU의 비중을 20%까지 늘린다는 목표로 ‘반도체법(Chips Act)’을 발의했다. 이어 이달 초에는 유럽 내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공공 자금 80억유로 지원을 승인했다. 총지원 규모는 민간 자금 137억유로를 더해 약 220억유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