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더 내려갈 요인 많아 연준 금리 동결 유력 영향
원·달러 환율이 한 달 사이 50원 넘게 떨어지면서 1,300원 아래로 내려갔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긴축 완화로 원화 강세가 하반기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인 비지니스 업계도 환율 시장의 변화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일 하루 만에 전 거래일 대비 12.2원 내린 1,291.5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환율이 1,300원대가 붕괴되며 1,200원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 4월 14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처음이다.
특히 환율의 하락세는 최근 매우 빠르게 나타나 시장에 혼란을 주는 상황이다. 불과 약 한 달 전인 5월 2일 1,342.9원까지 올라 연고점을 경신했는데 겨우 1개월 만에 무려 50원 넘게 떨어졌다. 당시 달러화의 추가 강세를 예상하고 원화 환전을 미뤘던 한인이라면 지금 후회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당장은 원화가 추가로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더 내려갈 요인이 많다. 연준이 오는 12~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데 이번데 동결을 해서 달러가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기준 금리 동결은 그동안 긴축적인 환경에 놓였던 달러화를 시장에 푸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원화 가치 상승에 영향을 준다. 이와 관련해서는 12일 발표되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CPI가 예상 밖으로 높게 나오면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지 않고 추가 인상해 외환시장에 정반대 효과를 가져올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CPI가 예상대로 4%대 초반으로 낮아지고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는 분석이 대다수다.
이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 중에서도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300원선에서 등락하는 흐름을 보이다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FOMC 회의 예상에 따라 달러화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시장의 기대처럼 금리 동결이 현실화할 경우 달러화의 단기 약세 압력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단기적으로 환율이 1,300원을 중심으로 등락하겠지만 무게 중심은 1,200원대 안착에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격적으로 원화 강세가 시작된 만큼 한인 비즈니스 업계도 환율 시장 변동을 본격적으로 할 때다.
무역 업계의 경우 단기간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섰을 때 선주문을 해야 향후 환율 하락으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또한 여행 업계의 경우 하반기 원화 강세가 사업에 악화를 불러올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비지니스 업계가 아닌 일반 한인들 입장에서는 올 여름 한국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다소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원화를 바꿀 필요가 있다. 달러가 악화될 수록 한국에서 받을 수 있는 원화가 줄어들고 미국 크레딧 카드로 결제할 시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라면이나 김치, 김 등 한국에서 수입되는 식품과 물건들도 가격 상승 압박을 받게 돼 한인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