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늘고 실업률 낮지만 경제 성장 정체 이상 국면
미국 경제가 ‘완전 고용 경기 침체’(Full-Employment Recession)라는 이상 국면으로 가고 있다. 일자리 증가가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공식이 통하지 않는 상황인데 한인 비지니스 오너 입장에서는 비용 관리가 매우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릿저널(WSJ)은 “완전 고용 경기 침체에 대비하라”(Get Ready for the Full-Employment Recession)는 제목의 기사를 4일 보도했다. 미국의 일자리 시장은 인력 부족으로 뜨거운데 경기는 차갑게 식어가는 징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노동 시장 활황은 가계의 소득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소비로 선순환하면서 경제가 상승 국면을 타게 되는데 지금의 경제 상황은 그렇지 않다는 분석이다.
노동 시장을 보면 실제 수십년 만의 기록적인 인력 부족이 진행 중이다. 연방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5월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 수는 33만9,000명인데 올해 들어서만 총 160만명이 늘었다. 5월 실업률은 3.7%로 4월(3.4%)에 비해 소폭 올랐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역대 최저 수준이다.
실제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미국 경제와 노동자 모두에게 기쁜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용 상황과 경제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문제다. 미국의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작년 4분기 -3.3%에 이어 지난 1분기 -2.3%로 2분기 연속 뒷걸음질 쳤다. 이와 관련해 라이언 스위트 이코노미스트는 WSJ와 인터뷰에서 “과거 2000년대 초반 ‘고용 없는 회복’이 나타난 적이 있는데 지금은 그 반대 현상이 출현 중”이라고 설명했다.
완전 고용 경기 침체의 이유는 팬데믹 여파라는 분석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황 당시 대량 해고 후 재고용으로 직원 교육에 어려움을 겪은 고용주들이 직원 자르는 것을 회피하는 ‘노동 비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바이러스로 인한 다수의 사망자와 조기 은퇴자들의 증가, 미국 외부에서의 이민 감소도 노동력 부족에 영향을 미쳤다.
WSJ와 인터뷰한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학교 경제학자는 “기업들이 비지니스에 어려움을 겪음에도 나중에 직원을 유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에 해고를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한인 비지니스 오너 입장에서도 향후 비용 관리가 매우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경기 침체 출현에 대비해 지금 직원을 줄이면 인력이 필요할 때 새로 뽑기가 매우 힘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직원들 입장에서도 지금 고용 시장의 문이 넓기 때문에 자발적 퇴사 후 더 많은 급여를 주는 직장으로 새로 들어가기도 수월한 상황이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