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주식시장 낙관론·비관론 양분
30일 뉴욕증시는 물론 미국 경제 뉴스의 하이라이트는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장중 한 때 1조달러를 돌파했다는 소식이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보다 2.99%(11.65달러) 상승한 401.11 달러를 기록하며 시총이 9,920억달러로 집계됐다. 엔비디아는 이날 장중 5% 이상, 419.38달러까지 급등, 한때 시총 1조달러를 돌파했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이번 주 무난히 시총 1조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 불확실성, 증시 전체 부진
뉴욕증시는 30일 정치권이 부채한도 상향 이슈에 합의했다는 소식에도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 지수는 전장보다 50.56포인트(0.15%) 하락한 3만3,042.78로 거래를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07포인트(0.00%) 오른 4,205.52로,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1.74포인트(0.32%) 상승한 1만3,017.43으로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다우 지수는 지난 2022년 1월 4일 3만6,799.65를 기록한 이후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아직도 역대 최고점에서 3,756.87포인트 하락한 상태다. 다우 지수는 2021년에는 18.73%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8.78%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올해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뉴욕 증시가 올해에도 크게 반등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무엇보다 경치 침체의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백악관과 공화당의 정치 대치 구도,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금리 인상 등 악재 요소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연준이 다음 달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는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도 악재다.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금리 하락은 올해 물 건너갔고 내년부터야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채 증가·금리 증가로 최악 약세장 전망도
실제로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 대가로 불리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생애 최악의 증시 약세장과 높은 금리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29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로저스 홀딩스 회장인 로저스는 리얼비전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80년중 최악의 금융시장 전망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탈달러 가속화와 금리 인상 지속 등 앞으로 예상되는 자신의 견해를 내놨다.
로저스는 미국 달러의 지위가 위협받고 있으며 높은 물가 통제를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저스는 이어 ”지난 14년 동안 부채가 엄청나게 증가했기 때문에 다음 약세 시장은 내 생애에 최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원인을 과도한 부채라고 말했는데, 그 이후로 차입이 급증했으며 훨씬 더 나쁜 침체가 올 것으로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과 주식, 채권, 화폐를 비롯한 모든 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금이나 공매도에 대해 배워둘 것을 당부했다.
■엔비디아 등 하이텍 주가 전망은
뉴욕증시를 지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엔비디아 등 일부 하이텍 주가의 향후 상승세에 대해서도 긍정론과 비관론이 공존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엔비디아 주가가 450달러까지는 무난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한국에서도 ‘돈나무 언니’로 유명한 캐시 우드 아크투자운용 대표는 30일 ”엔비디아의 주가가 터무니 없이 고평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주가수익비율(PER)이 25배를 넘는다”며 “반면 테슬라는 이보다 저평가돼 있어 테슬라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올 들어 폭등하기 전 주식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매체 이코노미스트는 엔비디아 이외에 AMD, TSMC 등 반도체 업체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관련 산업 전반이 당분간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데이터센터 리츠(임대)를 하는 미국의 에퀴닉스가 가장 큰 이익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많은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이들 주식을 구입할 경우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큰 차익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