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공무원들은 강제 무급휴가를 가고 시니어들을 위한 소셜 시큐리티 수표는 홀드가 된다. 모기지 금리는 치솟고 글로벌 금융 시스템은 흔들린다. 얼마 후면 연방 재무부가 유례없는 디폴트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연방의회 지도자들과 백악관은 연방 부채 한도 상향조정과 관련한 합의를 도출해내려 하고 있다. 합의에 실패할 경우 정부는 더 이상 페이먼트 의무를 감당할 수 없게 된다. 경제학자들과 금융 전문가들은 대혼란을 전망하고 있다.
뉴욕 주식시장 20% 이상 대폭락 확실
연쇄 충격파로 전국 경기 급속히 침체
시니어 베니핏도 일시 중단 가능성 커
달러가치 하락·글로벌 경제위기 심화
무디스의 수석 경제학자인 마크 잰디는 “이것은 치명적인 조합이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은 전체 금융 시스템으로 전이돼 이를 붕괴시킬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닛 옐런 연방 재무장관은 만약 정부가 돈을 더 이상 빌리지 못하게 될 경우 오는 6월1일까지만 기능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X-데이트’로 알려진 이 특정 데드라인은 세수와 지출에 달려 있으며 주간 단위로 요동칠 수 있다.
향후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디폴트의 연속적인 영향은 복잡하다. 정부의 지급 중단은 경제를 해치게 되고 이것은 주식시장을 해친다. 그리고 주식시장은 부정적 영향은 경제를 더욱 해치게 된다, 주택 가치와 금리 인상 그리고 불안정한 글로벌 금융 시스템 간의 상호작용은 계산하기가 힘들다. 모기지 금리가 20% 이상 뒬 것이라는 일부 전망도 있다. 그리고 경제가 지난 2008년 경기침체기 때만큼 축소될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무엇보다도 예측 불가능성을 강조한다. 데드라인을 몇 시간 혹은 며칠 맞추지 못할 경우에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지만 몇 주 혹은 몇 달이 갈 경우에는 리스크가 급격히 커진다는 것이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몇몇 결과들이다.
▲주식시장 붕괴
월스트릿은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이 될 수 있다. 아직까지는 금융시장이 부채한도 대치로 크게 흔들리지는 않고 있다. 디폴트에 대비한 일부 채권시장의 움직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미국가정들이 인식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디폴트에 다가갈수록 달라질 수 있다. 지불불능에 따른 충격은 주식과 채권 그리고 뮤추얼 펀드, 파생상품 등 전체 금융시장에 연쇄적으로 충격을 던지게 되고 그러면서 경제 전반에 여파가 퍼져나가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밝힌다.
광범위한 경제추락 전망 속에 금리는 오르고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현금접근성을 유지하려 주식시장에서 돈을 빼면서 주식들은 폭락할 것이다. 이미 추가 대출을 꺼리고 있는 은행들은 이를 더욱 조일 것이다. 가장 최근 디폴트에 근접했던 지난 2011년 주식시장은 큰 타격을 입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 공화당 간의 대치로 X-데이트가 한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주요 인덱스들은 거의 20% 폭락했다.
무디스는 주식의 가격이 약 20% 급락해 미국 가정들의 부가 10조달러 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백악관은 하락이 45%에 근접할 수도 있다고 추산했다. 46조달러 규모의 채권시장도 흔들리게 될 것이다. 영업을 중단하는 기업들이 나올 수 있고 그러면 주식시장은 더 떨어지게 된다.
▲갑작스러운 경기침체
대치가 지속되면 그 여파는 금융시장에서 더 넓은 경제 전반으로 급속히 퍼져나가게 된다. 월스트릿에서의 매각으로 촉발된 미국가정들의 부의 감소는 소비자 지출의 감소를 초래하고 기업들에도 타격을 입히게 된다. 또 금리의 인상은 대출을 받거나 스몰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것을 한층 더 어렵게 만든다. 최근 질로우 보고서는 디폴트가 모기지 금리를 8% 이상으로 밀어 올려 주택매매를 23% 가량 감소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건설업계와 다른 부분들도 고통을 느끼게 된다.
가장 극적인 영향은 시니어들의 소셜 시큐리티와 메디케어 페이먼트와 저소득층을 위한 푸드 스탬프 중단일 것이다. 연방정부는 올해 약 6조달러를 여기에 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루에 약 160억달러 정도가 된다. 물론 전부가 다 가정으로 직접 가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액수가 경제에서 하룻밤 사이에 사라지는 것이다.
▲불확실한 상태의 연방공무원들
연방 의회가 새로운 예산을 승인해주지 않으면 연방 정부는 폐쇄절차를 밟는다. 지출예산이 없는 기관들은 직원들 무급휴가를 준비 중이다. 그러면서 봉급 없이 계속 일을 하는 특정 “필수” 인력들을 지정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하루 이상 지속된 폐쇄는 3번 있었다. 물론 직원들은 추후 봉급을 받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채한도와 관련해 정부가 어떤 페이먼트를 할 수 없게 될지를 파악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면서 데드라인이 다가올수록 조금 달라지겠지만 아직은 필수인력 유지를 위한 플레이 북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소셜 시큐리티 및 메디케어 지급불능
6,000만명 이상이 매달 소셜 시큐리티를 받고 있으며 비슷한 숫자가 메디케어 혜택에 의존을 하고 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들어오는 세수를 전용해 돈을 새로 빌리지 않고도 이 페이먼트를 부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예산 전문가들은 연방 재무부가 시니어들에게 이 베니핏을 제 때 보낼 수 있을지에 회의적이다. 특히 대립이 수주 혹은 수개월 지속될 경우 더욱 그렇다. 만약 정부가 세수로 일부 페이먼트를 할 수 있을 경우 정부는 시니어들에게 체크를 보낼지 아니면 부채 이자를 지불해야 할지를 선택해야 한다. 소셜 시큐리티와 메디케어의 기능을 위해 이자지급을 포기하는 것은 최후의 심판일 시나리오 속의 가뜩이나 심각한 금융위기를 한층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미국의 차입비용 급증
연방 정부는 크레딧 리스크가 극히 적다는 판단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돈을 빌릴 수 있었다. 통상적인 상황에서 연방 정부가 페이먼트를 하지 못할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은 없다. 연방 정부의 채권 안전성은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의 중요한 근간이 돼 왔다. 이 때문에 미국 국채는 가장 안전하고 유동적인 투자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국채에 가치의 기반을 두고 있는 금융기관은 부채한도를 둘러싼 갈등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다. 국채 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전 세계적인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
경제학자들은 미국이 수십 년간 누려온 차입 디스카운트 혜택이 끝날 수 있다고 말한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부채한도 갈등이 계속되면 연방 정부의 차입비용이 향후 10년 동안 7,500억달러가량 늘어날 수 있다고 추산한다.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경제문제
많은 국가들은 금융안전을 위한 보호 장치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미국 국채를 다량 매입한다. 하지만 부채한도 갈등은 이런 국채 가격의 하락을 초래해 많은 국가들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스리랑카와 파키스탄 같은 국가들이 부채의 늪에 빠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시위가 늘어나고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정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인플레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서 많은 국가가 갖고 있는 국채의 가치는 이미 잠식된 상태이다.
▲미국의 위신과 함께 달러 하락
디폴트는 세계무대에서의 미국의 위신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국내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드러내는 일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세계경제가 달러에 대한 의존을 탈피하고 있다는 일부 초기 신호들을 추적해오고 있다. 브라질과 말레이시아 같은 국가는 보다 자주 다른 통화로 거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략 60% 가량의 외환거래는 달러로 이뤄지고 있지만 미국의 디폴트는 이것을 바꿔놓을 수 있다. 옐런은 최근 디폴트에 대해 “미국의 경제적 리더십을 손상시키고 우리의 국가 안보 이익을 수호할 수 있는 능력에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한바 있다.
여기에는 보다 더 근본적인 게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정부의 신뢰성은 부분적으로 위기 대응 능력과 연관이 된다. 부채한도 갈등은 비상상황에 대응하는 연방정부 능력과, 빌 페이먼트라는 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능력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미국이 이것을 못한다면 국민들과 다른 국가의 지도자들은 더 이상 미국이 수행할 수 없게 된 다른 무엇이 있지는 않은지 고개를 갸우뚱 할지도 모른다.
<워싱턴 포스트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