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이어 또 인상계획, 코로나 속 이익 추구 비난
미국 내 유수 자동차 보험업체들이 차 보험료 인상 카드를 또 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 지난 3월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단행했던 자동차 보험업체들이 인상 카드를 다시 꺼내 들려고 하는 것은 사고 급증 등으로 보험료 지급이 증가하면서 손실이 크게 발생한 것을 보험료 인상으로 상쇄하려는 의도에서다.
자동차 부품 가격 급등에 정비 인력 부족으로 인해 작업 일수가 길어지면서 사고 손실 보상 비용이 급등했다는 이유에서 자동차 보험료를 추가로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항변이지만 물가 상승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서민들은 자동차 보험료 추가 인상으로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컨수머워치독은 “지난 3월에도 요율 인상으로 상위 6개 보험사가 운전자들로부터 더 걷어들인 요금 상승폭만 무려 10억달러에 달했다”며 “이번에도 보험료를 인상할 경우 과도한 인상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를 이유로 보험사들이 과도한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월스트릿저널(WSJ)은 올스테이트와 프로그레시브 등 미국 자동차 보험업체들이 사고 증가에 따른 보험료 지급이 급등하면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자동차 보험료 추가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대형 자동차 보험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줄줄이 인상했다. 올스테이트는 지난해 3분기 19개 주에서 자동차 보험료를 14% 인상한 데 이어 4분기에는 38개 주에서 11%, 그리고 올해 1분기에도 28개 주에서 8.4%의 보험료 인상을 연이어 실시했다.
프로그레시브도 지난해 자동차 보험료를 13%나 인상하고 올해 1분기에도 4%를 또 다시 인상한 바 있으며, 트래블러스 역시 자동차 보험 갱신 고객을 중심으로 올해 1분기에 14%의 인상폭을 적용했다.
자동차 보험업체들이 고려하고 있는 올해 추가 보험료 인상폭은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올해 1분기 인상폭을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WSJ는 전했다. 프로그레시브는 추가 보험료 인상을 최소 8%에서 최대 12%까지 계획하고 있으며 트래블러스는 올해 1분기 인상폭이었던 14%를 상회하는 수준을 염두해 두고 있다. 올스테이트의 경우 추가 인상폭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 않지만 지난해 인상폭이었던 두 자릿수 인상률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동차 보험업체들이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인상에 이어 추가 인상을 주장하고 나선 데는 사고에 따른 보험료 지급이 크게 늘면서 실적이 악화된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팬데믹에서 일상 회복으로 전환되면서 자동차 이용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자 사고 발생도 크게 늘었다. 문제는 자동차 부품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자동차 수리 인력 부족으로 수리 기간이 늘어난 것이 비용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올스테이트는 올해 1분기 보험 처리 비용으로 16억9,000만달러를 지출하면서 3억4,6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6억3,400만달러의 순이익 거둔 것에서 역성장을 한 것이다. 프로그레시브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보험 처리 비용이 증가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매체 광고료 예산을 대폭 줄이는 강수를 두었다.
자동차 보험업체의 추가 보험료 인상이 연내 현실화되면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추가 재정 부담도 커지면서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워진 살림살이라 더 팍팍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보험료가 계속 인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운전자들은 비용을 절감할 방안을 적극 강구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무사고 기간이 긴 운전자, 젊은 자녀 운전자가 없거나 50대 이상 연장자라면 기존 보험사와 자동 연장 계약을 하기보다 새로운 보험사를 찾아 가입하면 상당한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