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라면 제조기술 변천사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 특허는 1963년 삼양공업주식회사에서 낸 ‘칙킨(chicken) 국수의 제조법’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됐다. 삼양은 해당 특허를 출원하고 같은 해 9월 국내 최초로 라면을 선보였다.
한국 라면의 시작은 ‘삼양라면’이다. 버려진 음식으로 ‘꿀꿀이죽’을 끓여먹을 정도로 가난하던 시절 전중윤 당시 삼양 회장은 일본에서 인스턴트 라면이 유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묘조식품으로 달려갔다. 그곳에서 매달리다시피 라면 기술을 배우고 정부를 설득해 기계 2대를 들여왔다. 당시 묘조식품은 세계 최초로 라면을 발명한 닛신식품의 특허를 피해 라면에 수프를 별도로 첨가한 형태로 라면을 만들었는데 이게 삼양라면에도 그대로 적용되면서 한국식 라면으로 굳어졌다.
이후 라면은 한국인의 입맛 변화에 맞춰 다양한 조리법이 개발됐다. 현재는 한방라면, 콜라겐라면, 인삼잎라면 등 조리법과 관련된 특허만 해도 650여 개에 이른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농심(004370)은 173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디자인 등록도 122건, 상표 등록은 2135건으로 가장 많은 지적재산권을 보유했다.
‘칙킨 국수의 제조법’으로 출발한 초기 라면은 지금은 생소한 닭고기 육수로 만든 제품이었다. 1970년대 들어서는 짜장면을 인스턴트화한 짜장 라면이 출시됐고 1980년대에는 올림픽을 계기로 컵라면이 대중화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는 해외 진출도 이뤄지면서 본격적으로 라면이 다양화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는 ‘웰빙’ 트렌드에 맞춰 파·된장 등을 육수로 사용하거나 저칼로리, 튀기지 않은 면 등이 개발됐다. 2010년대는 프리미엄 라면, 흰 국물 라면의 등장과 함께 매운맛을 강조한 불맛 라면이 출시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강동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