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주 검찰총장 촉구
방지 기능이 취약하다며 연방 교통당국에 리콜을 촉구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들 18개 주 검찰총장들은 지난 20일 연방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서한을 보내 문제의 차량에 대해 전국적으로 리콜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한을 주도한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은 “이들 회사는 유럽과 캐나다에 판매한 같은 모델에는 도난 방지 장치인 엔진 이모빌라이저를 설치했는데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았다”며 “표준적인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아 차량 소유주와 공공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본타 검찰총장이 주도한 이번 리콜 촉구 서한에는 애리조나, 콜로라도, 코네티컷, 일리노이, 매사추세츠, 메릴랜드, 미시간, 미네소타, 뉴저지, 뉴멕시코, 뉴욕, 오리건, 펜실베니아,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워싱턴주와 워싱턴 DC 검찰총장이 동참했다.
지난해부터 미 전역에서는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대차와 기아의 차량을 훔치는 방법을 알려주고, 이를 통해 실제로 성공한 경험을 자랑하는 ‘챌린지’가 놀이문화처럼 확산하면서 해당 차량의 절도가 크게 늘었다. 일부 청소년들은 훔친 차량을 재미 삼아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기도 했다.
이같은 절도 피해는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차량에 집중됐다. 지난해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계열 고속도로손실데이터연구소(HLDI)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모빌라이저가 설치되지 않은 현대차·기아의 차량 도난 피해 보험 청구 건수는 평균치의 약 2배에 달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와 기아 양사는 지난 2월 미국 내 830만대에 대한 무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서비스 캠페인을 대책으로 발표했다. 대상 차량은 2017~2020년 엘란트라 모델과 2015~2019년 소나타 모델, 2020~2021년 베뉴 모델 등이다.
그러나 서비스 캠페인은 리콜과는 달리 NHTSA의 진행 상황 점검이나 업체의 보고 의무 등이 수반되지 않는다고 AP는 전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 건과 관련한 리콜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기아는 “해당 모델 차량도 연방 기준을 충실히 따른 것”이라며 “리콜은 현행법상 적절하지도, 필요하지도 않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의 일부 모델이 최근 차량 화재 위험과 시동 꺼짐 등 차량 안전문제가 잇따라 불거져왔다.
NHTSA는 미국에서 판매된 싼타페, 카니발 등은 차 뒤쪽에 트레일러를 연결하는 견인용 연결 단자 회로에 결함이 있어 실내에 주차할 경우 습기나 먼지로 인한 누전으로 화재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 19일 경고했다.
대상 차종은 2019~2023년형 싼타페, 2021~2023년형 싼타페 하이브리드, 2022~2023년형 싼타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2022~2023년형 싼타크루즈, 2022~2023년형 기아 카니발 등 57만1,000대다. 지금까지 이 문제로 1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5건의 열 훼손 사례가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해 8월에도 현대·기아차는 2020~2022년형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 28만1,447대를 유사 문제로 리콜했고,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에서 판매된 싼타페, 쏘나타 등 12만2,180대가 리콜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