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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법칼럼] 이민 판사의 재량권

미국뉴스 | 이민·비자 | 2023-04-17 08:55:53

이민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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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변호사  

 

체류신분이 없는 사람은 혹시 이민당국에 적발되면 추방재판에 넘어가지 않을까하는 염려 때문에 늘 불안하다. 최근 추방재판에 계류된 케이스가 100만건이 넘자 연방정부는 이민 법원이 있는 케이스를 최대한 줄이는 추세이다. 단순 불법체류가 문제가 된 케이스는 추방재판에서 종결 혹은 기각 처리되는 일이 많다.

 

지난 2003년 멕시코 국경을 넘어 와 캘리포니아 벤추라 카운티에 있는 한인 농장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호세 케이스가 대표적 사례이다. 야채와 과일을 재배하는 이 농장은 호세 없이는 굴러가지 않을 만큼 호세가 농장일을 도맡고 있었다. 지난 2018년 어느 날. 농장이 직원을 채용할 때 체류신분을 확인한 뒤 규정대로 폼 I-9을 작성해 두었는지 확인할 목적으로 ICE 요원 둘이 실사를 나왔다. 때마침 농장주 이모씨가 자리를 비우고 없었다. 농장주 이씨를 만날 수 없자 ICE 요원들은 I-9 관련 기록 전체를 서면으로 제출하라는 요구서를 농장주에게 전해 달라며 매니저인 호세에게 건넸다. ICE 요원은 요구서를 누가 수령했는지 서류 수령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가야 한다면서, 호세에게 사진이 있는 신분증과 체류 신분을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호세는 체류신분이 없는 것이 문제가 되어 추방 재판에 넘겨졌다.

 

농장에서 일하다가 호세가 추방재판에 넘어간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호세 없이는 당장 농장 운영을 할 수 없는 사정도 있어서 농장주 이씨는 호세에게 변호사를 선임해 주었다. 호세에게는 미국에서 태어난 다섯살 된 아들와 역시 체류신분이 없는 아내가 있었다. 갓 유치원에 입학한 호세의 아들은 ADHD 증세가 뚜렷했다. 추방재판의 첫 번째 출두일인 매스터 캘린더 히어링에서 LA 이민법원의 이민판사는 호세에게 추방재판출석 통지서에 기록된 추방사유를 인정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물었다. 호세는 망명 신청과 추방취소 신청을 동시에 하겠다고 답변했다.

 

추방재판을 하면 추방 명령이 나올 것이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2020년 봄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났다. 이민법원이 갑자기 업무를 중단되면서 호세의 추방재판 일정도 계속 연기 되었다. 이듬해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오고 중남미 난민들이 몰리자 이민법원의 적체가 더욱 가중되었다. 연방 정부는 범죄기록이 있거나 국가 안보에 위해한 케이스가 아니면 ICE에서 케이스를 닫거나 취소하는 기소재량권을 적극 활용하도록 훈령했다.

 

호세도 자신은 음주운전 한 번을 제외하고는 범죄기록이 전혀 없고, 인력난이 심한 농업 분야에서 근 20년을 성실하게 일한 것을 참작해 추방을 기각시켜달라고 ICE에 청원을 냈다. 그러나 감감무소식이었다. ICE가 호세 케이스에는 재량권을 행사할 의사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호세의 추방재판은 2023년 10월로 예정돼 있는데, 지난 2월 호세는 LA 이민법원에서 한 통의 편지가 받았다. 이민 판사가 ICE 검사 혹은 호세 쌍방이 반대하지 않으면 호세 추방 케이스를 재판 일정에서 제외하겠다는 것이다. 격무에 쫓기는 ICE 검사가 호세의 추방 케이스에 집착할 이유가 없었다. 결국 호세 케이스는 재판 일정에서 제외 되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호세 케이스는 그의 아들이 21살이 되어 호세를 초청할 때까지도 그 상태로 계속 갈 가능성이 높다. 형식상 아직도 추방면제 신청을 이민법원에 해 놓은 상태이므로 호세는 노동허가증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호세 입장에서는 추방재판에 넘어진 것이 차라리 전화위복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김성환 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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