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살인누명 쓴 청년 구명 뭉쳤던 미 이민자들…"기억해야할 역사"

미국뉴스 | 사회 | 2023-03-23 10:56:28

살인누명 쓴 청년 구명 뭉쳤던 미 이민자들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 맞아 LA서 다큐 영화 '이철수에게 자유를' 상영회

1970년대 불길처럼 일었던 구명운동 기록…"불의에 맞선 양심 이어지길"

 

영화 '이철수에게 자유를'을 연출한 줄리 하(왼쪽), 유진 이(오른쪽) 감독. 22일오후 로스앤젤레스 시티칼리지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이철수에게 자유를'(Free Chol Soo Lee) 상영회 뒤 영화 공동연출자인 줄리 하, 유진 이 감독이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영화 '이철수에게 자유를'을 연출한 줄리 하(왼쪽), 유진 이(오른쪽) 감독. 22일오후 로스앤젤레스 시티칼리지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이철수에게 자유를'(Free Chol Soo Lee) 상영회 뒤 영화 공동연출자인 줄리 하, 유진 이 감독이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미국의 형사 사법 제도가 감옥에 가둔 무고한 청년 한 명을 구하려고 젊은 운동가들뿐만 아니라 한인 할머니들, 기업가들, 아시아인들이 모두 나섰던 역사가 있습니다. 반드시 기록되고 기억해야 할 역사죠."

22일 오후 로스앤젤레스 시티칼리지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이철수에게 자유를'(Free Chol Soo Lee) 상영회에서 이 영화의 공동연출자인 줄리 하 감독은 영화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영화는 미국 내 아시아계 민권운동에 큰 획을 그은 1970년대 이철수씨 구명운동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2021년 완성돼 지난해 미국 최대 독립영화제인 선댄스영화제에 초청됐다. 미 NBC 방송은 지난해 1월 이 영화와 그에 담긴 역사를 비중 있게 소개하기도 했다.

 

어머니를 따라 12세에 미국 땅을 밟은 이철수씨는 21세이던 1973년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타운에서 발생한 갱단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됐다. 복역 중이던 1977년에는 교도소 내 싸움에 휘말려 다른 재소자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는다.

 

그는 차이나타운 살인사건 당시 현장에 있지도 않았지만, 백인 목격자는 아시아인의 얼굴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다.

당시 현지 신문(새크라멘토 유니언) 기자였던 이경원씨가 이런 사건 정황에 의문을 품고 실체를 파헤치기 시작, 1977년 '이철수구명위원회'를 조직하면서 이씨의 운명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여기에 이씨의 친구였던 일본계 란코 야마다씨 등을 중심으로 아시아 커뮤니티가 대대적으로 가세하고, 한인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보태는 등 구명운동이 점차 확산하면서 미국 언론에서도 주목하게 된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이씨는 1982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이듬해 출소해 사회에 복귀한다. 구명운동에 함께한 이민자 사회는 환호했고, 이씨는 투쟁과 승리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뿌듯한 한때를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지옥 같은 교도소에서 그의 삶은 이미 회복되기 어려울 만큼 망가져 있었고, 그는 이후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다 2014년 62세의 나이로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이날 영화 상영회 후 간담회를 이끈 '이경원리더십센터'(The KW Center for Leadership)의 김도형 회장은 이철수씨에 대해 "매우 친절하고 온화했고, 자신이 삶에서 겪은 모든 것에 대해 성찰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시아계 젊은이들,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였고, 그들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돕고 싶어 하면서 전국 곳곳을 돌아다녔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이씨의 운명을 바꾼 결정적인 인물이었던 이경원씨의 뜻을 이어받아 현재 LA에서 이경원리더십센터를 운영하며 청소년 교육·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1970년대 이씨 구명위원회에서 활동했던 마이크 스즈키씨는 이날 간담회에서 "대학 시절 철수씨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 구명운동을 함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 "나보다 고작 다섯 살 많고 얼굴도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너무나 부당한 일을 당하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 운동에 계속 참여하고 싶어서 로스쿨에 가게 됐고, 이후 지금까지 32년간 국선 변호인으로 일해왔다"며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했던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이경원씨와 함께 한인 매체에서 활동하다 이철수씨 얘기를 듣고 영화를 만들게 된 줄리 하 감독과 유진 이 감독은 이씨의 사연이 미국 이민자 역사에서 중요할 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인권 문제와 맞닿아 있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유진 이 감독은 "그는 천사가 아니라 그저 거리에서 방황하던 소년이었다"며 "하지만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도 누구나 정의로운 대우를 받을 가치가 있다는 점에서 이 구명운동이 더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줄리 하 감독은 "40년 전 이씨 구명운동이 스즈키씨처럼 많은 젊은 세대에게 영향을 줘 보다 양심적인 삶을 살게 하고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데 나서도록 이끌었듯이, 이 영화가 지금 이 시대에도 그런 메시지를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상영회는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을 맞아 주LA총영사관이 LA시티칼리지와 함께 여는 '한국 알리기 시리즈' 첫 행사로, 학교 학생과 시민에게 개방됐다.

관객 중 한 명은 영화를 본 뒤 "아주 심각하게 부당했던 일인데, (미국) 정부가 제대로 사과를 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줄리 하 감독은 미 사법 당국이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면서 "그는 한 푼도 보상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 영화는 올해 안에 한국에서도 개봉될 예정이다.<연합뉴스>

영화 '이철수에게 자유를' 스틸컷[줄리 하, 유진 이 감독 제공]
영화 '이철수에게 자유를' 스틸컷[줄리 하, 유진 이 감독 제공]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푸드스탬프 수혜자 560만명 급감
푸드스탬프 수혜자 560만명 급감

근로요건 강화에 13% 줄어조지아 20% 이상 줄어예상보다 빠른 수혜자 이탈저소득층‘식량 불안’우려 최대 연방 식품지원 프로그램인 푸드스탬프(SNAP.보충영양지원프로그램) 수혜자가

현대차, 조지아 메타플랜트 생산량 확대
현대차, 조지아 메타플랜트 생산량 확대

2028년까지 최대 80만대단일공장 최고 생산능력 현대자동차가 조지아주 신설 공장의 생산량을 최대 80만대까지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사장)는 20일

합법 이민도 전방위 ‘빗장’
합법 이민도 전방위 ‘빗장’

트럼프 규제 갈수록 강화가족·취업·추첨영주권까지4년간 240만명 감소 전망 뉴저지주의 딜레이니 이민 구치소 모습. [로이터]  트럼프 행정부가 가족초청과 취업이민, 난민, 다양성

75개국 대상 이민 비자 중단 조치 제동
75개국 대상 이민 비자 중단 조치 제동

연방법원, 국무부 조치 법률 위배  그동안 내려진 거부 결정 모두 무효“미국민에 재정적 부담 작용 근거없어” 지난달 31일, 메릴랜드주 서몬트의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

AI(인공지능)발 빈부격차 심화…‘부자는 더 부자, 부촌은 더 부촌’
AI(인공지능)발 빈부격차 심화…‘부자는 더 부자, 부촌은 더 부촌’

노동자몫 1947년 이후 최저소득 상위 20% 혜택 독식일자리·소비도 양극화 현상지역 간 소득격차로도 번져  인공지능(AI)이 생활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가운데 계층간·지역간

중앙그룹, JTBC도 버리나… 법정관리 갈 듯,‘매각설’도
중앙그룹, JTBC도 버리나… 법정관리 갈 듯,‘매각설’도

‘자율구조조정 연장’ 포기 시사중앙일보 경영권 매각추진 이어“JTBC도 M&A 적극 검토설그룹 지배구조 해체 분기점”  JTBC 스튜디오 일산. [연합]  본국의 중앙일보가

워싱턴 DC 심장부, 건국 250주년 기념 자동차 경주장 변신
워싱턴 DC 심장부, 건국 250주년 기념 자동차 경주장 변신

수도 워싱턴 DC의 심장부가 22일과 23일 미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자동차 경주장으로 변신했다. ‘인디카’ 자동차 경주대회인 ‘프리덤 250 그랑프리’가 워싱턴 DC의 상징

데스밸리 116도 폭염 속 방문객 사망

프랑스 68세 남성 차량 고장도움 요청하러 걷다 쓰려져 데스밸리 국립공원에서 60대 프랑스 관광객이 차량이 진흙에 빠져 고립된 뒤 도움을 구하기 위해 폭염 속을 걷다가 숨지는 사고

카니, 미국에 ‘전쟁’ 선포… 미-캐나다 무역전쟁 ‘전면전’
카니, 미국에 ‘전쟁’ 선포… 미-캐나다 무역전쟁 ‘전면전’

트럼프 ‘50% 관세’ 도발에카니 동일 보복관세 예고에너지 공급 무기화 제안도최대 우방관계 파국 위기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미국과의 무역 협상 중단을

미·캐나다 무역협상 결렬… 트럼프 50% 관세 발표

관세법 338·232조 근거캐나다도 바로 보복 발표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협상이 결렬되면서 미국이 약 200억달러 상당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미국의 새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