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은 뇌 속에 생긴 종양을 비롯해 뇌를 둘러싼 막ㆍ뇌신경ㆍ두개골ㆍ두피 등에 생긴 종양을 말한다. 다른 종양(암)과 달리 몸 전체로 전이되지 않고, 중추신경계 안에서만 발생하는 특수한 종양이다. 박철기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뇌종양이라고 하면 뇌 자체에 발생하는 암(악성 종양)을 떠올리기 쉽지만 국내에서 가장 흔한 뇌종양은 뇌를 둘러싼 막에 종양이 생기는‘뇌수막종’”이라고 했다. 80%는 양성이므로 크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50~60대에서 주로 발생하며,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전이 정도에 따라 1~4기로 구분하는 다른 암과 달리, 뇌종양은 조직학적 양성/악성인지에 따라 1~4단계로 나뉜다.
1~2단계는 양성, 3~4단계는 악성이다. 같은 부위에 생긴 뇌종양이라도 조직학적 특성이 다를 수 있다.
뇌종양인데 두통과 함께 간혹 시야가 흐려진다면 양성 뇌종양인 뇌수막종일 수 있다.
뇌수막종은 말 그대로 뇌와 척수를 보호하는 얇은 막인 뇌수막에 발생하는 종양이다. 어느 위치에 어떤 크기로 생겼느냐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
크기가 작거나 큰 신경학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라면 무증상 뇌수막종도 있을 수 있고, 가벼운 두통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뇌수막종이 크다면 특정 뇌 신경을 압박해 구음장애ㆍ편마비ㆍ감각 이상ㆍ팔다리 운동 능력 저하ㆍ뇌전증 발작ㆍ시력장애ㆍ언어장애ㆍ성격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뇌를 짓눌러 뇌압이 올라갔다면 두통과 함께 구토까지 생긴다. 보통 양성 뇌수막증은 종양 크기가 서서히 자라므로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변준호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수막종은 대부분 양성 종양이며, 위치ㆍ크기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택하면 충분히 완치할 수 있다”며 “약을 먹어도 두통이 호전되지 않고 신경학적인 증상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정밀 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고 했다.
뇌수막종의 정확한 발생 원인은 뚜렷이 밝혀지지 않았다. 드물게 2형 신경섬유종 등 유전적 질환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상 및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뇌수막종은 뇌 MRI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종양 위치ㆍ크기ㆍ형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CT와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한다.
뇌수막종은 발생 부위 및 환자 나이, 상태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크기가 작다면 주기적인 MRI 촬영으로 관찰한다.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시도해볼 수도 있다.
크기가 크거나 신경 압박이 있다면 종양을 절제하는 수술을 고려해봐야 한다. 종양 위치에 따라 환자에게 신경학적 기능장애가 우려되면 부분 절제술 시행 후 방사선 치료나 감마나이프 등 방사선 수술을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변준호 교수는 “뇌수막종은 재발률이 낮은 반면 치료 성공률이 높기에 뇌종양이라고 미리 겁 먹을 필요는 없다”며 “수술해도 내시경 수술ㆍ개두술ㆍ감마나이프 수술 등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치료하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