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처벌 강화 등 대책, 기업들 매출 기회로 악용
바이든 행정부가 호텔, 렌터카, 인터넷 제공업체 등에 의해 부과되는 ‘정크 수수료’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소비자들에게 교묘한 방법으로 전가되는 수수료는 최근 고물가가 지속되며 문제가 됐다. 과도한 신용카드 연체료,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티켓 판매 시 마지막에 별도 부과되는 서비스 비용, 숨겨진 호텔 수수료, 케이블 및 인터넷 요금제를 더 나은 요금제로 바꿀 수 없도록 막는 막대한 해지수수료 등이 거론됐다.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지연될 경우 무료로 재예약이 어렵다는 점도 지적됐다.
헤르츠는 단순히 렌터가에서 유료 트랜스폰더를 사용하는 요금으로 하루에 거의 6달러를 청구한다. 메리얏과 힐튼은 리조트로 간주되지 않는 호텔에서도 1박 당 ‘리조트 요금’(Resort Fee)을 청구서에 추가한다. 아메리칸, 델타, 유타이티드 항공은 좌석을 처음 검색할 때 배우자 옆에 앉기를 원할 경유 항공료 외에 추가비용을 부담시킨다.
티켓매스터의 수수료 부과는 더 심하다. 온라인 상으로 경기장 배치도에서 좌석을 선택했을 때 티켓 2장은 48달러였다. 그러나 결제시 청구금액은 3분의1이 추가된 64.40달러였다.
이러한 수수료를 바이든 행정부는 ‘정크 수수료’라 칭하며 국정 연설에서 불필요한 ‘정크 수수료’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 달에 수백 달러가량 더해지는 정크 수수료는 부자들에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나와 같은 환경에서 자란 대다수에게는 부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크 수수료’는 소비자가 부과 여부 등을 알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정크 수수료’가 붙으면 소비자들이 제대로 가격 비교를 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교묘한 수수료에 대한 시장 해결책은 간단해보인다. 메리얏이 1박 50달러의 ‘리조트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할 때 힐튼 등의 다른 업체들은 고객 가로채기를 할 수 있다. 또 사우스웨스트 항공처럼 경쟁사를 명백하게 비난하는 ‘가방 무료’라는 정책을 광고한다.
그러나, 수수료의 급증은 경쟁이 이러한 관행을 없애지는 않는다는 점을 확고히 했다. 학술 연구를 찾아보면 두 가지 주요한 이유가 있다. 첫째 인간은 경제이론이 주장하는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기계가 아니다. 행동경제학이라는 분야가 최근 수십 년 간 부상했다. 대니얼 카네만 작가의 베스트셀러 ‘사고, 패스트 앤 슬로우’를 읽었다면 이를 인지한다.
모든 구매 아이템을 분석하지 못하는 바쁜 삶을 살고 있다. 눈에 띄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예: 낮은 정가)에 정신이 팔려 있다. 대기업은 자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제한 사항을 활용하는 방법을 배웠다. 경제학자 리차드 탈러는 이와 같은 관행을 삶을 개선하기 위해 행동 경제학을 사용하는 넛지에 대한 사악한 상대인 ‘슬러지’라고 부른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문인 바랏 라만무티는 “일부 호텔들이 이러한 요금을 부과하고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하면 호텔들은 이렇게 해야 한다는 압력을 가하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뒤처지게 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주요 이유는 독점력이다. 일부 시장에서는 소비자에게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 예를 들면 티켓매스터의 수수료는 많은 사람들을 화나게 하지만 축구 티켓을 구입할 때 선택의 여지가 없다. 티켓들을 판매하는 경쟁 서비스가 없기 때문이다.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