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화두는 ‘인공지능 챗봇’…무한경쟁 막올라
빅테크 업계에 ‘인공지능(AI) 챗봇’을 화두로 한 제3차 세계대전이 터진 느낌이다. 묻고 답하는 질문형 대화는 물론 어려운 글을 대신 써주거나 작곡, 그림, 코딩까지 척척 해내는 AI 챗봇 ‘챗GPT’가 센세이셔널한 인기를 끌며 ‘챗봇 광풍’을 일으키자 위협을 느낀 최강자 구글이 이에 대항할 대화형 AI ‘바드’(시인이라는 뜻)를 수주내 공개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MS)는 검색엔진 ‘빙’에 챗봇을 장착하겠다는 발표로 ‘맞불’을 놓는 등 AI 챗봇을 둘러싼 무한경쟁 시대가 열리고 있다.
■시장은 챗GPT가 ‘선점’
AI 챗봇 시장은 오픈AI가 개발한 챗GPT가 이미 선점했다. 챗GPT는 작년 11월 출시 이후 2개월여 만에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1억 명을 넘어서는 등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구글의 검색 기능이 주제어를 입력하면 관련 정보가 나열돼 이용자가 선택해야 하는 것과 달리 챗GPT는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가장 먼저 제공한다. 인터넷에 연결돼 있지는 않지만 1,750억 개의 매개변수를 활용해 사람들이 평소 사용하는 언어와 유사한 형태를 보여준다.
간단한 주제어 몇 개만으로 단 몇 초 만에 글도 만들어내고 시도 짓는다. 이는 단순히 초보자 수준이 아닌 심지어 ‘놀라운’ 수준이라는 평가다. 다만 2021년 이후 데이터는 포함되지 않았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도 “정보가 부정확할 수 있으며 2021년 이후에 대해서는 제한된 정보만 제공한다”고 밝혔다.
■구글, ‘챗GPT 대항마’ 발표
이에 구글은 지난 6일 이에 맞설 대항마 ‘바드’ 출시를 공식 발표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새로운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바드’가 신뢰할만한 테스터들에게 개방될 것 ”이라며“ 향후 수 주안에 일반인들을 위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드’는 구글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인공지능(AI) 언어 프로그램 ‘람다’ (LaMDA)에 의해 구동된다. 또 챗GPT와는 달리 구글 대화형 AI 서비스는 자사의 웹에 기반한다. 최신 정보까지 업데이트된 자체 강력한 검색 기능을 통해 최적의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챗GPT대로라면 바드가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셈이다.
후발 주자인 바드가 ‘최신 정보’를 이용해 챗GPT의 열풍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가 됐다. 챗GPT도 업데이트 버전 출시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이처럼 발빠르게 나선 것은 챗GPT가 큰 인기를 끌면서 ‘이제 구글의 시대는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에 심각한 위기 경고를 뜻하는 ‘코드 레드’ (code red)를 발령하고, 피차이 CEO가 AI 전략 관련 회의에 직접 참석해 지시하는가 하면 3년 전 회사를 떠난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불러들여 대책을 강구했다.
■MS “검색의 새 패러다임”
MS는 대화형 AI 기술을 탑재한 검색 엔진 빙 출시를 예고하면서 구글과 검색 경쟁 본격화를 선언했다. MS는 챗GPT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구글에 ‘선전 포고’를 한 데 이어 전날 구글이 바드 출시를 공식 발표한 지 불과 몇 분 만에 이날 ‘중대 발표’를 예고하면서 맞불을 놓은 것이다.
MS는 7일 워싱턴주 레드먼드에 있는 본사에서 언론 행사를 열고 AI 기반의 새로운 검색 엔진 ‘빙’을 발표했다. 이날 MS가 발표한 새로운 버전의 빙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AI 챗봇인 챗GPT와 같은 AI 기술이 탑재된다.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개발한 모델이다. 이 검색 엔진은 이용자가 대화형 언어로 질문을 입력하면 기존 방식의 검색 결과와 함께 대화형으로 답이 제공된다. 특히, 챗GPT가 답하는 방식처럼 질문을 추가로 이어갈 수 있다.
현재 전 세계 검색 시장은 구글이 1위, MS의 빙이 2위이지만 구글이 80%를 웃도는, 압도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챗GPT와 바드, MS와 구글,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진화해 나갈 AI 챗봇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