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감축법 대응, 중간 마진·리베이트 확보
주요 제약사들이 올해 연초부터 의약품 가격을 무더기로 인상했다. 약값 인상을 제한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해 의약품의 가격을 올려 중간 마진과 리베이트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물가 부담에 약값 부담까지 져야 하는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월스트릿저널(WSJ)은 비영리단체 ‘46브루클린 리서치’의 자료를 인용해 미국 내 주요 제약사들이 지난 1월에 모두 983종에 달하는 의약품의 정가를 평균 5.6% 인상했다고 보도했다.
46브루클린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의약품 가격 인상의 중간비율은 4.9%였고 평균 인상률은 6.34%였다. WSJ는 이번 약값의 무더기 인상은 제약사들이 의약품 가격을 통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사전 대응 조치라고 전했다.
IRA에 의해 2026년부터 연방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서비스센터(CMS)가 일부 의약품에 대한 약값 협상권을 갖게 되는데, 오는 2026년부터 메디케어 매출이 많은 10개 의약품을 선정해 제약사와 가격 협상을 벌이게 되어 있다. 의약품 가격 협상 범위는 2029년에는 60개까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2028년에는 파트B 의약품도 협상 대상에 포함된다.
미국 내 의약품의 정가는 2018년에서 지난해 3분기까지 평균 5%의 상승세를 보였다. 제약사들은 리베이트와 할인을 제외하면 남는 마진이 줄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무더기 인상에 대한 명문인 셈이다.
제약사들이 약값 인상에 나서자 연방의회와 시민 및 노인단체들은 약값 인상이 결국 서민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대폭 제한할 것이라며 비판에 나서고 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