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빅2 후계구도 어떻게 되나
양대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이 후계 구도를 두고 서로 다른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3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가 25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새로운 수장으로 발탁됐다. 월트디즈니는 지난 11월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가 귀환하며 디즈니를 정상화시키는 임무를 맡았다. 사실 더 큰 미션은 밥 아이거를 이을 후계 리더십을 확실히하는 것에 가깝다.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자는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지난 2년 반 두 CEO에게 경영권을 지속적으로 위임해 왔다. 이사회와 나는 지금이 이를 마무리할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두 CEO와 이사회 사이에서 역할을 하며 넷플릭스 주가 관리에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전 세계 유료 가입자 수가 766만명 증가해 시장 전망치(457만명)를 훌쩍 뛰어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분기 도입된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가 신규 고객 유입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입증한 셈이다. 이 광고요금제 도입을 주도한 이가 후임 피터스 CEO로, 넷플릭스 수익성 개선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신의 뒤를 이을 차기 경영자를 소개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는 평가도 따라왔다. 넷플릭스가 광고 요금제에 이어 비밀번호 계정 공유를 금지하겠다는 의사를 본격화하면서 넷플릭스 주가도 이날 장중 8% 이상 올랐다.
월트디즈니의 경우 지난 11월 3분기 실적 발표 후 12일 만에 밥 아이거를 2년 계약의 CEO로 선임하며 “디즈니가 점점 더 복잡해지는 업계의 변화 과정에서 이 중추적인 시기를 이끄는 데 있어 밥 아이거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올해 100주년인 월트디즈니가 다음 백년을 여는 데 있어 아직 밥 아이거를 대체할 이는 없다는 판단이 강력히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디즈니플러스의 아킬레스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운영 손실이었다. 가입자 수는 전 분기 대비 1210만명 증가해 시장 추정치(886만명)를 상회하고 매출은 8% 증가한 49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이 기간 운영 손실이 15억 달러로 87% 증가했다. 이에 디즈니에 복귀한 아이거 CEO는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의 흑자 전환을 첫번째 목표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월트디즈니의 일하는 구조를 재편하고 주4일 이상 사무실 근무를 지시했다.
또 다른 숙제는 밥 아이거의 후계자 찾기다. 아이거는 첫 내부 공지를 통해 조직 개편을 이끌 드림팀을 발표했다. 새로운 밑그림을 그릴 드림팀도 발표합니다. 다나 월든 월트디즈니 일반 엔터테인먼트 총괄을 비롯해 앨런 베르그만 월트디즈니 콘텐츠 스튜디오 총괄, 제임스 피타로 ESPN 사장, 크리스틴 맥카시 월트디즈니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네 명이다. 이들이 밥 아이거에게 직보하면서 후계자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단계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