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주간 단백질 섭취한 노인 골격근 2.3% 증가
‘나이가 들수록 정기적으로 근력 운동을 하고 단백질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는 말이 이제 상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고령인이 ‘유청 단백질(whey protein)’ 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몸을 움직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골격근은 늘어나고 체지방은 줄어든다는 것이 국내 연구를 통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유청 단백질은 우유에서 치즈를 만들 때 나오는 유청(乳淸)에서 수분을 없앤 유제품 단백질(카세인 80%, 유청 20%)의 일종이다. 치즈 부산물로 버려지던 유청 단백질은 현재 단백질 파우더는 물론, 단백질 드링크ㆍ단백질 등 다양한 곳에 활용되고 있다.
송욱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팀은 전북 순창군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24명을 대상으로 8주간 단백질이나 비타민 섭취에 따른 신체 변화 차이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고령인을 1조(단백질 섭취·12명)와 2조(비타민 섭취·12명)로 분류했다. 1조에는 유청 단백질 20g, 콩 단백질 15g, 분지사슬 아미노산(BCAA) 3g으로 구성된 단백질을 매일 한 봉지씩 8주간 제공했다.
2조에는 마그네슘·칼슘·칼륨·나트륨 등 미네랄과 비타민 B·C·D·E 등으로 구성된 비타민 봉지를 역시 8주간 줬다. 8주 후 1조에 속한 고령인의 골격근량은 2.3% 증가하고 체지방률은 4.5g 줄었다. 반면 2조의 고령인은 골격근량이 4.9% 줄고 체지방률은 15.4% 늘었다.
송욱 교수는 “고령인의 단백질 보충은 코로나19 유행 기간 농촌 지역 고령인의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고령인은 탄수화물 위주로 식사하기 쉬운데 이는 단백질 합성 저하로 인한 근육 기능 저하, 근감소증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시대 한국 농촌 지역 노인의 단백질 섭취가 근감소증 예방 및 신체기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대한통합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단백질 하루 권장 섭취량(보건복지부)은 성인 여성 50~55g, 남성 60~65g이다. 캐나다 맥매스터대 스튜어트 필립스 교수 등 다수의 단백질 전문가들은 고령인은 권장량보다 더 많은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영은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는 “건강을 위해선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해야 하고, 특히 65세 이상은 근육 보전을 위해 단백질을 자신의 몸무게 ㎏당 1~1.2g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