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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체인들 폐쇄 진열대…직원 부르기도 지쳐

미국뉴스 | 사회 | 2023-01-17 09:29:45

약국 체인들 폐쇄 진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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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내 절도사건 급증, 업체도 고육지책

 

 미 주류 약국 체인들을 중심으로 매장 내 절도 사건이 급증하면서 대안으로 설치된 도난 방지책들이 오히려 한인 소비자들의 소비 활동을 저해하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로이터]
 미 주류 약국 체인들을 중심으로 매장 내 절도 사건이 급증하면서 대안으로 설치된 도난 방지책들이 오히려 한인 소비자들의 소비 활동을 저해하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로이터]

“건전지 하나 사는 데 이렇게 불편해서야…”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씨의 푸념이다. 김씨는 집 근처에 있는 약국 체인점인 CVS에서 건전지를 구매하는 일이 어려워졌다고 했다. 몇 년 전까지 값이 좀 비싼 건전지에는 자물쇠가 채워졌지만 진열대에 있어 가격을 비교해 구매가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건전지 상품들은 캐시어 뒤쪽에 진열되면서 건전지 구매가 더 어려워졌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영어가 능숙하지 못하다 보니 쓰던 건전지를 들고 가서 같은 것으로 구매하고 있다”며 “다른 약들도 자물쇠가 달린 진열대에 있어 사고 싶은 약 대신 집어들 수 있는 약을 사는 경우도 있다”고 말하며 씁쓸해했다.

 

매장 내 절도 방지를 위해 폐쇄형 상품 진열대로 개조되거나 자물쇠가 채워지는 상품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한인 소비자들의 물건 사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절도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소매판매업계의 항변이지만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직원을 호출해도 묵묵부답인 경우가 다반사이고 심지어 캐시어 뒤편에 진열되어 있어 영어가 서툰 한인들에게는 넘지 못할 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월그린이나 CVS, 라이트에이드 등 약국 체인점을 중심으로 폐쇄형 진열대와 자물쇠로 채워진 상품들을 마주 대하는 것은 이제 자연스런 일상이 될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한인 이모씨는 “예전엔 고가의 상품이나 관리 약품에 국한된 도난 방지 장치가 이제는 건전지, 유아분유, 화장품에까지 채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약국 체인점을 비롯해 소매업소 전반까지 자물쇠와 폐쇄형 상품 진열대가 증가하고 있는 데는 매장 내 절도 사건이 급증한 탓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미국소매협회(NRF)에 따르면 2021년 절도에 의한 소매업계의 재고자산 감모손실액은 945억달러로 미국 소매업계 전체 매출액의 1.4%에 달하는 액수다.

 

재고자산 감모손실은 도난이나 분실, 유통 중 상품의 부패 등의 이유로 손실 처리가 된 회계 용어다. NRF는 미국 소매업계의 재고자산 감모손실의 이유는 대부분 도난이라고 지적했다. 매장 내 절도 범죄가 크게 늘어난 데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원과 경비 인력이 감소한 것이 이유로 작용했다. 2019년까지 5년간 재고자산 감모손실액은 연평균 7%가량 증가했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는 한 번에 47%가 늘었다. 이 같은 문제는 개선되지 않아 2021년에 감모손실액은 4%가 더 늘었다.

 

약국 체인점에서 도난 방지책이 더욱 심한 것은 그만큼 도난의 피해를 많이 입은 탓이다. 약국 판매 상품들은 크기도 작아 숨기기가 용이하고 고가이다 보니 범죄의 표적이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약들은 폐쇄형 진열대에 놓이면서 직원 호출 버튼을 눌러야 구매가 가능하지만 인력난이 심해지면서 직원 호출에 제때 응답하지 못해 몇 분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을 견뎌야 하는 게 일상이 되어 버렸다. 여기에 건전지를 비롯한 크기가 작은 상품들의 상당수가 절도 방지를 위해 캐시어 카운터 뒤편에 놓이게 되면서 영어가 미숙한 한인 소비자들에게는 구매 불편을 넘어 ‘그림의 떡’이 되어 버리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한인 송모씨는 “직원 호출 버튼을 한 번 눌러서 물건을 사 본 적이 거의 없다”며 “꼭 필요한 약이라 그냥 갈 수도 없어 마냥 기다려야 할 때는 참을 수 없을 만큼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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