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구팀, 50만여 명 10년간 추적 조사 결과
커피, 심장박동 빠르게 해 부정맥 환자들 기피
“심혈관 질환자도 식단 일부로 커피 포함 가능”
부정맥(arrhythmia) 등 심혈관 질환자에게는 커피는 자제해야 할 식품이지만 부정맥과 심혈관 질환 환자가 커피를 적절하게 마시면 오히려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 환자가 하루 1잔의 커피를 마시면 전혀 마시지 않는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15% 낮았다. 호주 베이커 심장ㆍ당뇨병 연구소 피터 키스틀러 박사팀이 영국 바이오뱅크(Biobank) 사업에 참여한 50만2,543명을 10년간 추적한 결과다.
연구팀이 연구 대상자 50만여 명을 10년간 추적ㆍ관찰하는 동안 3만4,279명이 관상동맥 질환ㆍ심부전ㆍ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진단을 받았고 이중 20% 정도(6,721명)가 사망했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를 하루 커피 섭취량에 따라 0잔ㆍ1잔 미만ㆍ1잔ㆍ2∼3잔ㆍ4∼5잔ㆍ5잔 초과 등 6그룹으로 분류했다. 하루에 커피를 2∼3잔 마신 심혈관 질환자의 사망 위험은 커피를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8% 낮았다.
커피 섭취는 심혈관 질환 환자의 심방세동(심장의 심방이 정상적으로 수축하거나 이완하지 못하며 바르르 떨게 되는 부정맥)ㆍ심방조동(심장의 심방이 분당 250~400회 정도로 빠르게 수축하는 부정맥)을 포함한 부정맥 위험을 높이지 않았다.
부정맥 진단을 받은 2만4,111명 중 하루 커피를 1컵 마신 사람의 사망 위험은 15% 감소했다. 심방세동ㆍ심방조동 환자의 사망 위험도 커피를 하루 1컵 마신 환자에서 18% 낮았다.
카페인은 심장을 빨리 뛰게 할 수 있다. 의사가 심장박동이 고르지 않은 부정맥 환자에게 커피를 삼가도록 권장하는 것은 그래서다.
키스틀러 박사는 “커피는 심장을 빨리 뛰게 할 수 있어, 커피를 마시면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할 수 있다고 걱정하며, 심장박동이 고르지 않은 부정맥 환자는 커피를 마시지 말라는 일반적인 의학적 조언을 자주 듣게 된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심혈관 질환이 있어도 건강한 식단 일부로 커피를 포함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했다.
그는 “심혈관 질환자가 커피를 마시는 것이 중립적 효과(해롭지 않음을 의미)가 있거나 심장 건강을 오히려 돕는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