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등 음성확인 의무화
중국이 코로나19 관련 방역조치를 급격히 완화한 뒤 내년부터 해외여행에 대한 규제를 대폭 해제한 가운데,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 규제를 강화하는 나라가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인도, 대만 등이 이미 중국 본토와 마카오, 홍콩발 여행객 등에 대해 코로나19 검사 음성확인서 제출이나 검사를 의무화하기로 했으며 유럽에서도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도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입국 규제를 도입하는 등 빗장을 거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강도가 더 높은 중국발 입국 제한 조치를 내놓았다. 한국 정부가 발표한 중국발 입국자 방역 강화 방안은 ▲단기 비자 발급 제한 ▲중국발 항공편 추가 증편 제한 ▲입국 사전검사(PCR 또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입국 후 PCR 검사 ▲해외유입 확진자 격리 ▲검역정보사전입력시스템 이용 의무화 등이다.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 규제 배경에는 팬데믹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중국에서 확산하는 코로나19에 포함돼 있을지 모르는 새 변이가 유입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외교협회(CFR) 황옌중 세계보건 선임연구원은 “중국 인구의 90%가 공식적으로 최소 두 차례 불활성화 백신을 접종했다고 하지만 고령층엔 비 접종자가 여전히 많고 접종한 지 6개월이 넘은 사람도 많아 항체 수준이 매우 낮다”며 “중국에서 새 변이가 나타나 세계로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 보건관리는 중국 내 확산 속도를 지적하며 “단기간에 매우 많은 사람이 감염된 것을 볼 때 새 변이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관리들은 또 중국이 최근의 확진자 급증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점과 새 변이를 찾는데 필요한 게놈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여러 나라가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견해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중국 내 코로나19가 급증에 따라 새 변이 탐지를 위해 국제선 항공기의 폐수를 채취해 검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