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중 고령인 4명 가운데 1명 이상이 빈혈을 앓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빈혈은 혈액 중 적혈구 수가 감소했거나 산소를 운반하는 성분인 헤모글로빈이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저체중 노인일수록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 등의 유병률은 낮았지만, 빈혈 유병률은 비만 등 다른 체형 고령인보다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윤나 신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팀은 ‘우리나라 노인의 체질량지수에 따른 영양소 섭취 수준과 건강 상태 비교: 저체중 노인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윤나 교수팀은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5세 이상 3,724명(남 1,642명, 여 2,082명)을 대상으로 체형별 여러 질병 유병률과 영양소·열량 섭취 상태 등을 분석했다.
대상자의 키와 체중을 기준으로 체질량지수(BMI)를 산출한 뒤 이를 기준으로 △저체중(18.5 미만) △정상 체중(18.5 이상, 23 미만) △과체중(23 이상, 25 미만) △비만(25 이상) 등 네 그룹으로 분류했다.
저체중 그룹은 전체 고령인의 2.5%였으며, 비만 그룹에 속하는 고령인 비율은 38%로 정상 체중 그룹 고령인(33.7%)보다 높았다. 과체중 그룹의 비율은 33.7%였다.
분석 결과, 저체중 그룹에 속한 고령인은 지방 섭취량은 지나치게 적고 탄수화물 섭취량은 과다했다. 매일 섭취하는 열량에서 탄수화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75% 이상이고, 지방의 점유율은 15% 미만이었다.
참고로 정부는 하루 총 섭취 열량의 55∼65%를 탄수화물, 7∼20%를 단백질, 15∼30%를 지방에서 얻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저체중 고령인은 비타민 AㆍC, 나이아신, 칼슘, 칼륨의 섭취량이 권장량의 8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윤나 교수는 “노인의 식사에서 탄수화물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상대적으로 단백질 섭취가 줄어 단백질 공급 식품에 풍부한 비타민·미네랄 등 소중한 영양소의 섭취가 부족해질 수 있다”며 “특히 저체중 노인의 비타민 C 섭취량이 부족했는데, 비타민 C 같은 항산화 영양소의 섭취가 적으면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쉬워진다”고 했다.
또한 저체중 고령인의 당뇨병, 고중성지방혈증, 낮은 HDL 콜레스테롤 등 유병률은 비만 등 다른 체형 고령인보다 확실히 낮은 반면 빈혈 유병률은 27.6%로, 정상 체중(17.5%)·과체중(12.3%)·비만(10.9%) 고령인보다 2~3배 높았다.
연구 결과는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