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고정 6.49%로 내려…3주 하락폭 14년래 최대 “당장 수요반전은 역부족”
모기지 금리가 3주 연속 하락했다. 3주 사이 하락폭이 14년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지만 모기지 수요가 감소하면서 주택 수요의 반전을 기대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1일 윌스트릿저널(WSJ)과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모기지은행협회(MBA)는 20% 다운페이먼트를 기준으로 컨포밍론(64만7,200달러 이하)에 대한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평균 대출 금리가 전주 6.67%에서 6.49%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0일 기준으로 모기지 평균 금리가 7.08%까지 치솟았지만 3주 만에 6.49%로 급락하면서 0.59%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주 하락세 중 최대치다.
모기지 금리가 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모기지 수요는 반등 대신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MBA에 따르면 1일 기준으로 모기지 신청 건수가 전주에 비해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수감사절 연휴 효과를 보정했음에도 감소세를 보였다.
재융자(리파이낸싱) 수요도 감소세였다. 전주 대비 13%, 1년 전에 비해 무려 86%나 급감했다. CNBC는 “모기지 금리 하락으로 재융자를 하면 금리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대출자가 10만여명이 넘는 데도 불구하고 재융자 신청 수요가 줄어든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택 구매를 위한 모기지 신청 수요는 전주에 비해 4% 늘었지만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1%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WSJ은 14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할 만큼 모기지 금리가 하락하고 있지만 침체 국면에 접어든 미국 주택 시장의 모멘텀 반전을 기대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1년 전에 비해 현재의 모기지 금리가 여전히 2배 이상 높은 수준이어서 월 상환금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주택 실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금리는 높고 주택 가격은 높은 수준인 데다 주택 수요마저 위축되면서 주택 시장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모기지 금리의 하락세가 다시 반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멈춘 것이 아니어서 오는 13일과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에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 모기지 금리가 다시 상승 흐름을 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