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각 한인 상장은행들 실적 분석
나스닥에 상장된 전국 5개 한인 은행들이 올들어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급성장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자산 규모 증가에서는 한인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호프가, 은행의 경영성과를 측정하는 자기자본 수익율(ROE)은 조지아주 애틀란타에 기반을 둔 메트로시티은행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본보가 나스닥에서 거래되고 있는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은행, 오픈뱅크, PCB은행, 메트로시티은행(이상 상장일 기준)의 3분기 실적을 종합 분석한 결과, 지난 1년간 자산 증가액은 1위 은행인 뱅크오브호프가 12억8,436만 달러로 최다를 기록했다. 뱅크오브호프는 자산(190억8,339만달러)과 예금(155억221만달러), 대출(154억9,119만달러), 순이익(5,3765만달러) 등을 기록했다.
자산 순위에선 한미(71억,2,851만달러), 메트로시티(33억6,202만달러), PCB(23억2,705만달러), 오픈(20억2,958만달러) 순으로 뱅크오브호프의 뒤를 이었다. 예금과 대출 순위도 뱅크오브호프, 한미, 메트로시티, PCB, 오픈 순이었다.
반면 경쟁은행간 실적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고 은행의 경영 안정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ROE(Return of Equity) 부문에선 타주에 기반을 둔 메트로시티가 21.7%를 기록, 다른 한인 상장은행들을 큰 폭으로 앞섰다. ROE는 당기순이익(TTM Net Income)을 자기자본(Shareholder‘s Equity)으로 나누어 구한 수치다. 각 부문별로 전년동기 대비 실적을 살펴보면 메트로시티의 자산증가율은 22.0%가 늘어 비율로는 가장 높았고 대출도 26% 성장해 증가율이 최고였다.
오픈은 예금과 순이익 부문에서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오픈의 예금과 순이익은 1년 전보다 각각 21.4%와 4.8% 늘어났다. 순이익 부문에선 오픈 외에 한미(2.3%)가 선전한 반면 메트로시티(0.1%)는 제자리 걸음을 했다.
나스닥 상장 한인은행들의 주가는 희비가 엇갈렸다. 2001년 1월 상장된 한미의 주가는 29일 현재 26.80달러에 거래돼 1년 전에 비해 10.61% 증가했다. 한인 은행 중에서 가장 늦게 2019년 10월에 상장된 메트로시티는 1년 동안 19.5% 떨어진 21.74달러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메트로시티의 주가는 상장 당시 공모가(13.50달러)에 비해선 61.0% 높게 형성돼 있다.
PCB의 주가는 18.17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할 때 18.63% 주저 앉았다. 2018년 8월 상장시 공모가는 20달러였다. 2018년 3월 나스닥에 입성한 오픈은 전년 대비 14.67% 떨어진 11.61달러에 장을 마쳤다. 상장 당시 공모가는 11달러였다. 1998년 1월 상장된 나라은행의 후신 뱅크오브호프는 1년 전에 비해 7.33% 떨어진 13.46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부분별 실적을 종합하면 남가주 기반의 한인은행들이 전국화를 위해 영업망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타주 기반 한인은행 중 유일하게 나스닥에 상장된 메트로시티가 기존 한인은행들의 경쟁 상대로 떠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2006년 조지아주 한인들이 주축이 돼 설립된 메트로시티는 CPA 출신으로 1대 주주인 백낙영 이사회 회장과 은행 창립 멤버로 2016년부터 행장을 맡고 있는 김화생 행장의 주도로 급속하게 규모를 확대해 왔으며 현재는 3대 주주인 패러드 탄이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중국계 등 아시안 커뮤니티를 적극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상장 한인은행들이 악화된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실적을 기록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하고 “남가주 한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장 두드러진 실적을 올린 메트로시티은행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