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인플레 완화신호 뚜렷, 내년 여름 금리인상 종료”
끝 모르고 치솟던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다는 진단이 속속 나오고 있다. 주요국의 생산자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는 등 각종 경기 선행지표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각국의 금리 인상이 내년 여름께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받고 있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은 시장이 연준의 긴축 의지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팽배한 ‘금리 낙관론’에 대해 경고장을 날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 복수의 이코노미스트들을 인용해 글로벌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크 잰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무디스가 집계한 10월 글로벌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12.1%로 사상 최고치를 보인 데 대해 “이 수치가 정점일 것”이라며 “물가 압력과 공급망 병목 완화는 곧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생산자물가, 원자재 가격, 해운 운임 등 주요 경기 선행지표들도 최근 일제히 상승세가 낮아지는 추세다. 올 하반기 들어 브라질·태국·칠레 등 신흥국에서는 CPI 상승률이 꺾였고 미국·영국·스페인·덴마크 등에서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꾸준히 둔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의 금리 인상도 내년 여름이면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중앙은행(BoE)이 이르면 올해 12월부터 기준금리 인상 폭을 줄이다가 내년 여름 전후에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8일 뉴욕경제클럽 주최 온라인 행사에서 “아마도 2024년에나 우리가 명목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단계에 이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르면 내년 중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는 동시에 언젠가 금리인상을 멈추더라도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한동안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연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연준 3인자이자 제롬 파월 의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윌리엄스 총재는 다음 달 13∼14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폭을 0.5%포인트로 다소 낮출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을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아직 할 일이 많다”며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내 기본적인 견해는 지금보다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면서 최소 내년까지 “당분간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통화긴축)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이날 마켓워치와 배런스가 주최한 웹캐스트 행사에서 “시장은 FOMC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보다 공격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리스크를 다소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