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영국 경쟁 당국인 경쟁시장청(CMA)의 제동으로 첫 난기류를 만났다. 인천~런던 노선의 유일한 사업자라는 것 때문인데 미국에도 유사한 노선이 있어 미국 당국의 승인 여부 역시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영국 CMA는 대항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1단계 기업결합 심사에서 보류 판정을 냈다. CMA는 “현 시점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했을 때 인천~런던을 운항하는 유일한 직항 노선이 된다”고 밝혔다. 인천~런던을 단독 운항하는 만큼 가격이 오르고 서비스 품질이 하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경쟁 제한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영국항공(BA)도 인천~런던 노선을 운항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중단해 현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유일하다.
여객 외에 인천~런던의 항공화물 시장 지배력도 CMA의 지적 사항이었다. CMA는 여객뿐 아니라 항공화물 부문에서도 “양 사는 사실상 유일한 사업자”라며 마찬가지로 가격 상승과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한국~영국 노선에 다른 항공사가 새로 취항할지다. 대한항공 역시 이 부분에 대해 CMA에 집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여객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면 영국항공 등 경쟁사들이 다시 한국 노선에 재진입할 수 있다는 점을 CMA에 적극적으로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경쟁 당국도 이르면 15일 양사 간 기업결합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특히 영국 상황과 비슷하게 핵심 노선인 인천~LA의 현재 유일한 직항 사업자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인 만큼 합병 승인 여부도 안갯속이다.
다만 에어프레미아가 이달부터 인천~LA 노선을 신규 취항하면서 경쟁 제한성이 다소 완화돼 합병 승인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