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짓던 시절 수확 후 겨울전 날 정해 주일 예배 참석 고려,
토·월요일은 제외 11월1일은 종교 행사·사업자 고려해 제외
미국의 선거는 항상 화요일에 실시된다. 11월 첫 번째 월요일 이후 화요일이 선거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선거가 왜 화요일에 실시되는지 궁금해 하지만 그 이유를 잘 알지는 못한다. 또한 퓨 리서치에 따르면 많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주말에 선거를 치르고 있지만 미국은 화요일을 고수하고 있다.
의회 조사국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1845년까지 대통령 선거일을 정하지 않았으나 이후 연방의회는 대선은 4년마다 ‘11월 첫째 월요일 다음 화요일’에 실시하고 1870년대에 이르러 연방하원 선거는 짝수 해에 실시한다고 정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당시 대다수 국민들이 농업에 종사했던 만큼 수확이 끝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고 아직 추운 겨울이 시작되기 전인 11월초가 선거를 치르기에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으며 주말이 아닌 화요일로 정한 이유는 종교적인 이유로 주일 예배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유권자들이 투표소까지 가는데 하루가 걸렸기 때문에 주일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월요일이나 토요일은 불가능했다.
또한 첫 번째 화요일이 아닌 월요일 다음 화요일로 다소 복잡하게 만든 이유는 올해처럼 11월 1일이 화요일인 경우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11월 1일은 ‘모든 성인의 날’(All Saints’ Day)로 종교 행사가 열리고 또한 사업자들은 매월 1일 전달 장부를 집계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 ‘첫 번째 월요일 이후 화요일’로 정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투표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주말에 선거를 하는 것이 더 좋다는 주장도 나오고 의회에서도 이와 관련된 법안이 상정돼 왔으나 관계 당국(US 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은 주말에 투표를 실시할 경우 담당 직원을 구하기 어렵고 비용도 더 많이 들고 종교적인 이유로 갈등을 겪을 수 있다는 설문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결국 이론적으로는 선거일을 주말로 옮길 수 있지만 의회는 물론 대다수의 국민들이 현재의 방식에 불만이 없기 때문에 그대로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선거일을 국경일로 하자는 제안도 있지만 논쟁의 여지가 있으며 지금의 방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보다 큰 규모의 여론이 형성돼야 가능할 전망이다.
<유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