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 넓히는 구글, 뉴욕서 AI행사 열어
세계 홍수경보 확대·산불경보 도입 발표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인공지능(AI)의 활용 범위를 대폭 확장했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긴급 재난재해 경보를 보내는 것은 물론 전 세계의 다양한 언어들을 온라인에서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구글의 AI는 영상, 음악, 짧은 글까지 창작해 예술의 영역에도 발을 들였다.
구글은 2일 뉴욕 신사옥인 피어57 캠퍼스에서 ‘구글 AI 이벤트’를 열어 이러한 개발 및 적용 현황을 공개했다.
먼저 구글은 현재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 시행 중인 AI 기반 홍수 경보 서비스를 전 세계 20개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브라질, 콜롬비아, 스리랑카와 아프리카 15개국이 새로 추가됐다. 머신러닝을 활용해 홍수의 진행 흐름을 예측하는 이 시스템 구축 사업은 지난 2017년 시작돼 지난해에만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 2,300만 명의 이용자들에게 총 1억1,500만 건의 홍수 경보를 전달했다.
요시 마티아스 구글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은 작년 두 나라에서 “홍수 경보를 받은 사람이 3배로 늘어났고, 보호 조치의 실행 건수도 4배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구글에 따르면 신뢰할 만한 홍수 조기 경보시스템은 사망자의 43%, 경제적 피해의 35∼50%를 예방할 수 있다. 아울러 구글은 어디에서 언제 홍수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새 플랫폼 ‘구글 플러드허브’를 오픈했다.
홍수뿐 아니라 산불 경보 시스템도 도입했다. 위성사진을 이용한 머신러닝 모델로 실시간으로 산불 위치를 확인하고 추적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까지 예측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호주,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운용 중이다.
구글의 AI 기술은 저소득 국가의 산모 생존율을 높이고 망막 질병을 모니터링하는 등 보건의료 개선에도 공헌한다고 마티아스 부사장은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 구글은 전 세계 7,000개 언어 중 사용 인구가 많은 1,000개 언어를 지원하는 AI 모델 구축을 위한 ‘1,000개 언어 이니셔티브’라는 연구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첫 번째 단계로 구글은 현존 시스템 중 가장 많은 400개 언어로 학습한 ‘유니버설 스피치 모델’(USM)을 개발했고, 해당 언어들을 사용하는 세계 각지의 공동체들과 협력해 언어 데이터를 수집하기로 했다.
사용 인구가 많지 않은 희귀 언어는 온라인상 텍스트에 의존하는 기존 AI 기술로는 학습이 어렵기 때문에 직접 수집한 영상, 이미지, 음성 등 다양한 정보에 기반해 언어를 학습하는 업그레이드 모델을 개발한 것이라고 구글은 설명했다.
얀 스칼퀵 구글 선임연구원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유튜브, G보드, 구글 번역 등 우리의 제품을 발전시켜 전 세계 수십억 명이 자신의 모국어로 이러한 서비스를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생성형 AI 연구를 통한 다양한 형태의 표현 기술도 시선을 집중시켰다. 올해 여름 텍스트에서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술을 내놨던 구글은 이날 텍스트 명령으로 고해상도 영상까지 만들어내는 ‘이매젠 비디오’와 ‘퍼나키’ 모델을 추가로 공개했다.
짧은 문장을 던지면 후속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워드크래프트’와 짧은 오디오 샘플을 기반으로 진짜 같은 음성과 음악을 생성해내는 ‘오디오LM’도 선보였다. 워드크래프트는 대화형 엔진 ‘람다’를 기반으로 글쓰기 텍스트를 생성하는 프로젝트로 전문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더글러스 에크 구글리서치 선임 연구국장은 “우리는 창조적 표현의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는 전환점에 와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진짜와 진짜가 아닌 것의 경계를 흐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건전한 이용을 위한 구글의 AI 원칙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