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세대차·안일 대응… 이태원 비극 초래”

미국뉴스 | 사회 | 2022-11-01 08:54:14

기성세대 핼로윈에 무지·문화적 차이로 대처 미흡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기성세대 핼로윈에 무지·문화적 차이로 대처 미흡

 

 ‘핼로윈’이라는 서양의 전통을 따르는 젊은 세대와 이를 노골적으로 비웃는 기성 세대의 문화적 차이가 당국의 안일한 대처를 불러 이태원 압사 비극을 초래했다고 31일 LA 타임스가 지적했다.

 

이 신문은 2019년 당시 스무살이던 서울 근교 출신 대학생 한나 이씨가 핼로윈 축제를 즐기러 이태원에 갔던 기억을 되새기며 가족과 나눈 대화를 통해 세대간 문화차이가 존재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다시 이태원에서 열리는 핼로윈 주말 행사가 궁금하다는 이씨의 말에 가족들은 이구동성으로 “왜?”하며 “외국문화 아냐? 한국의 것도 아닌데”라고 의아해했다고 밝혔다. 결국 올해 핼로윈 주말 이태원에 10만명이 몰린다는 말을 듣고는 가지 않기로 했다. 좁은 골목길과 가파른 계단을 따라 움직이는 인파들을 떠올린 것이다.

 

그렇게 그녀는 150명 이상이 사망하고 150여명이 부상을 당한 이태원 압사 참상에 희생되지 않은 운 좋은 젊은이 중 한 명이 될 수 있었다. 이번 참사로 사망한 사람들 중 98명이 여성이고 최소 4명이 10대 청소년이었다. 중국, 일본, 러시아, 이란, 프랑스, 호주,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베트남, 태국, 카자흐스탄, 우즈백, 스리랑카 등에서 온 외국인도 14개국, 26명에 달했고 주한미국대사관은 트위터를 통해 2명의 미국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일부 목격자들과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와 서양의 전통에 영향을 받은 젊은 세대와 이러한 외부의 영향력을 노골적으로 비웃는 기성세대의 문화적 차이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는 첫 핼로윈을 맞아 엄청난 인파가 이태원에 몰릴 것으로 충분히 예상됐음에도 관계당국의 적절한 사전 예방조치가 부족했다고 비난했다.

 

음악 사업 전문가인 28세 토르스텐 잉발센은 “정부, 특히 지역 당국의 과실이다. 10만명이 운집하는 데도 앰블런스가 동원되지 않았다”며 “매년 10월 이태원에서 열리는 핼로윈 파티는 10년 이상 지속되어 왔다”고 토로했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당일 이태원에는 137명의 경찰관만이 현장에 배치돼있었다. 5만5,000명이 참석한 BTS 콘서트를 위해서는 2,700명의 안전요원과 자원봉사자, 또 1,300명의 경찰들이 배치된 것과 판이한 상황이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사전 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경희대 이택광 교수는 “이태원 행사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비극적 사태가 일어났다”며 “문화적, 세대적 차이를 이해하고 고려하지 않으면 공공 안전은 흔들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2000년대 초 영어 학교와 유치원에 다녔던 젊은이들이 서양 전통에 익숙해지면서 핼로윈 행사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러한 학교들은 미국과 다른 곳에서 온 원어민 영어 구사자들을 고용해 한국 어린이들에게 사탕을 주는 ‘트릿 오어 트릭’을 가르쳤다. 사실 미국에서는 핼로윈이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이지만 한국에서는 성인들의 잔치행사로 변질될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이태원은 오랫동안 폐쇄된 주요 미군 기지 옆에 있고 아직도 많은 외국인 거주자들이 살고 있어 핼로윈 사탕을 받으러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곳이라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하은선 기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취업비자(H-1B), 고연봉자 우선 발급
취업비자(H-1B), 고연봉자 우선 발급

DHS, 규정 변경 확정임금·경력 많을수록당첨률 4배까지 상승내년 3월부터 적용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문직 취업비자(H-1B) 발급을 내년 3월부터 현행 추첨제가 아닌 고임금

지평 넓히는 K-푸드… 라면·김치 이어 과자·스낵 가세
지평 넓히는 K-푸드… 라면·김치 이어 과자·스낵 가세

인기 수출품 계속 다변화아이스크림·과자류 등 인기타인종·젊은층 주 수요층미, 중국 제치고 1위 시장   K-푸드가 라면과 김치에 이어 다양한 스낵제품도 주류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이민 단속] 새해에도 더 공격적 단속
[이민 단속] 새해에도 더 공격적 단속

트럼프 행정부 확대 방침 연간 100만 명 추방 목표   지난 19일 복면을 한 이민 단속 요원들이 팜스프링스 인근 메카 지역에서 이민 단속을 펼쳐 체포된 이민자를 차량에 태우고

[이민 단속] 여권 소지 시민권자들 증가
[이민 단속] 여권 소지 시민권자들 증가

무차별 단속·체포 공포 속 합법 이민자들도 불안 가중 미국 전역에서 강화된 이민 단속이 이어지면서, 합법적 시민권자들조차 일상생활 중 여권을 소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규모 단

금값, 1979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
금값, 1979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

올해 50번째 일일 기록 은값도 고공 동반행진 국제 금값이 연일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봉쇄 등 지정학적 긴장과 불확실성이 안전자산인 금값을 밀어올리고 있

불체자 자진출국하면 지원금 3배로 ‘3천불’
불체자 자진출국하면 지원금 3배로 ‘3천불’

국토안보부가 미국을 자진해서 출국하는 불법체류 신분 이민자들에게 지급하는 ‘출국 보너스’를 3배로 늘린다고 22일 밝혔다.국토안보부는 올 연말까지 스마트폰 앱인 연방 세관국경보호국

“은·로빈후드·인공지능 주식에 집중 투자”
“은·로빈후드·인공지능 주식에 집중 투자”

올해 증시 승자와 패자은값 랠리에 주가 4배까지엔비디아·하이닉스도 인기방위 산업 주식도 ‘상종가’ 올해 글로벌 주식시장을 달군 화두는 은, 개인 투자 열풍, 인공지능(AI)이었다.

먹는 비만약 경쟁 치열 ‘위고비’ 미국 판매승인
먹는 비만약 경쟁 치열 ‘위고비’ 미국 판매승인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알약 버전이 미국에서 판매 승인을 받았다.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22일 연방 식품의약국(FDA)이 알약 형태의 위고비(세마글루티드 1일1회정 25㎎)에

‘세계한인대회’ 신설한다 한인회·한상·차세대 포괄

재외동포청이 한인회장단, 한상, 직능단체, 청년·차세대를 포괄하는 통합형 ‘세계한인대회’를 신설·정례화해 동포사회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공식 소통 채널로 운영할 계획이다.재외동

미국 경제, 3분기 4.3% ‘깜짝 성장’

강한 소비가 성장 견인2년래 가장 높은 증가 경제가 3분기 들어 예상을 뛰어 넘은 강한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연방 상무부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3%(전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