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기업 3분의 1 줄줄이 실적 발표 예고
미 3분기 GDP 발표·ECB 기준금리 결정 주목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미국의 대기업들이 이번 주 줄줄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경기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이들 기업이 어떤 실적과 전망치를 내놓느냐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을 인용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대 기업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161개 사가 다음 주 3분기 실적을 보고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 등 쟁쟁한 빅테크 기업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사우스웨스트항공, 제트블루항공, 허츠, 힐튼, 윈덤 호텔·리조트 등 여행 관련 기업들과 쉐브론, 엑손모빌 등 거대 에너지 기업들도 지난 분기 결과를 내놓는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에 속한 거대 기업 중에서도 보잉과 맥도날드 등 12개 사가 실적을 보고한다.
이처럼 광범위한 기업들이 한꺼번에 공개하는 실적과 전망은 산업계가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차질, 강달러 등 도전 과제들에 어떻게 잘 대처하고 있는지 힌트를 제공할 수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 500 기업들의 3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5%, 매출은 8.5%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 기업들의 경우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에 억눌렸던 소비자들이 여전히 여행과 레저에 대한 지출을 늘리는 추세여서 괜찮은 결과가 기대된다.
높은 물가에 소비자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척도가 될 만한 기업들의 성적표도 관심이다. 오는 25∼26일 잇따라 공개될 코카콜라, 킴벌리-클라크, 크래프트 하인즈의 3분기 실적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내주 실적 발표 역시 인플레이션에 소비자들의 구매력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샤핑 성수기를 앞두고 물류회사인 UPS가 어떠한 경영 성과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앞서 페덱스는 실적 전망치를 대폭 낮추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이밖에 반도체회사 인텔, 장난감 회사인 마텔과 해즈브로의 실적 등에서도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투자자들은 예상한다.
지금까지의 실적은 최악은 아니지만 결코 좋지도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팩트셋에 따르면 S&P 500 기업 중 20%가 현재까지 2022년 3분기 실제 결과를 보고했는데, 이들 기업 중 72%가 추정치를 상회하는 주당순이익(EPS)을 냈다. 이는 5년 평균인 77%보다 낮고 10년 평균인 73%보다 낮다.
다만 예상치 상회 폭이 예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기업들은 3분기에 추정치보다 2.3% 높은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는 5년 평균인 8.7%보다 낮고 10년 평균인 6.5%보다 낮다. 이는 상당 부문이 강달러의 영향으로, 국내외의 판매 자체가 줄어든 데 더해 해외 판매 분을 달러로 환산할 때 환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번 주 국제 금융시장은 또 27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에 주목할 전망이다. 7월 0.5%의 금리 인상을 단행해 6년 간의 ‘제로 금리’에서 벗어난 ECB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여는 일본은행(BOJ)이 엔·달러 환율이 치솟는 상황에서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지도 주목된다. 이번 주에는 또 27일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 발표도 예고돼 있다.
월가 일각에서는 이번 실적 시즌이 앞으로 거시경제 상황을 알 수 있는 신호로 해석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차우드후리는 “강달러로 인한 실적 손실이 있는지, 얼마나 큰지를 지켜볼 예정”이라며 “더불어 고용이나 해고 계획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인원 감축 계획을 밝히는 기업이 많다면, 앞으로 고용시장이 완화될 수 있는 신호가 될 수 있고, 이는 연준의 정책 기조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