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42조→33조 달러로 7월 이후도 하락, 더 늘 듯
올해 미국의 증시 급락으로 미국인들의 자산이 9조 달러 넘게 줄어든 상태라고 CNBC 방송이 27일 보도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미국 가계가 가지고 있는 주식·펀드 자산 규모는 33조 달러로 연초 42조 달러보다 약 9조 달러가 줄어들었다.
여기에 7월 이후에도 주가 하락세가 이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가계의 자산 감소 폭이 9조5,000억∼10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시작 당시의 저점부터 지난해 말 사이 미국인들이 보유한 주식 자산 규모는 22조 달러에서 42조 달러로 20조 달러, 즉 91%가 늘어났다. 그러나 올해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한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 긴축으로 증시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미국인들의 주식 자산 규모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특히 주식 보유량이 많은 부유층의 손실이 크다. 미국인 전체 보유 주식의 89%를 가진 상위 10% 부유층은 올해 주식 자산이 22% 감소해 8조 달러 이상 손실을 보았으며, 이중 상위 1%의 손실 규모가 5조 달러 이상이었다.
이에 비해 하위 50%의 보유 주식 손실액은 약 700억 달러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빈부격차도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가 보유한 전체 자산에서 상위 1% 부유층의 비중은 연초 32.3%에서 2분기 말 기준 31%로 1%포인트 이상 비중이 축소됐으며, 상위 10%의 몫도 같은 기간 69%에서 68%로 작아졌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인들의 주식 자산 감소가 조만간 소비·대출·투자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식 자산 감소로 내년 소비자 지출이 540억 달러 줄어들면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0.2%포인트 가까이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 상황이 유지된다면 주식 손실이 크지 않은 규모일 수도 있지만, 소비자 지출과 경제성장에는 향후 몇 달간 의미 있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