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94%로 가장 높고 침례교 14%로 가장 낮아
여성 목회자가 교회 내 지도자급 직책을 담당하는 것에 대한 의견이 여전히 분분하다. 남가주 초대형 교회 새들백 처치(담임 목사 릭 워렌)가 지난해 여성 목사 3명을 안수한 것과 관련, 교회가 소속된 ‘남침례 교단’(SBC)과 충돌을 빚은 것이 가장 최근의 사례다. 당시 JD 그리어 SBC 총회장은 “하나님께서는 남성과 여성을 교회 내 중요한 선교 사역을 위해 사용하시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목사, 장로, 감독관은 자격을 갖춘 남성을 임명하도록 명확히 선포하셨다”라는 제임스 메릿 목사의 포스트를 인용하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선 2019년 당시 교단 소속이었던 베스 무어 여성 설교가는 여성 역할과 관련, SBC가 너무 많은 제한을 둔 것이 교단 내 성 불평등 문제의 원인이라고 지적한 뒤 지난해 초 결국 SBC 탈퇴를 선언했다.
교회 내 여성 목회자의 역할에 대한 생각이 모두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침례교 등 복음주의 성향 교단은 여성 목회 지도자에 대한 시각차가 팽팽한 반면 주류 개신교 등 기타 교단은 여성 목회자의 지도자급 역할을 대체로 수용하는 분위기다. 기독교계 여론 조사 기관 라이프웨이 리서치는 지난해 9월 개신교 목사 1,000명을 대상으로 여성 목회자의 교회 내 지도자급 직책에 대한 생각을 묻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여성 목회자에게 허용되는 직책은?’이란 질문에 90%가 넘는 목사가 유초등부 목사(94%)와 분과 위원회 책임자(92%)를 꼽았다. 이어 중고등부 목사(89%), 성인 여성 성경 공부 교사(85%)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여성에게 집사나 담임 목사 등의 직책이 허용되어도 괜찮다는 답변은 각각 64%와 55%였고 여성에게는 어떤 직책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답변도 1%였다.
이처럼 이번 조사에서 개신교 목사 중 여성이 담임 목사직을 맡는 것을 찬성하는 목사는 절반을 조금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성 담임 목사직에 대한 생각은 교단별로 매우 큰 차이를 보였다. 우선 주류 개신교 목사의 경우 다수라고 할 수 있는 76%가 여성 담임 목사직을 찬성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복음주의 교단 목사 중에서는 절반이 안 되는 44%만 여성 담임 목사직을 문제 삼지 않았다.
교단별로는 감리교단(94%), 오순절 교단(78%), 장로교 개혁교단(77%) 소속 목사 중 여성 담임 목사직에 대한 지지율이 높았다. 반면 루터교단(47%), 초교파 교단(43%), 복고주의 교단(25%) 소속 목사 중 여성 담임 목사직을 찬성하는 비율은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침례교단의 경우 여성 담임 목사직을 허용한다는 목사 비율이 14%로 가장 낮았다.
스콧 맥코넬 라이프웨이 리서치 디렉터는 “성경에 대한 다른 해석으로 인해 교단별로 여성 목회자 직책에 대한 생각도 엇갈리고 있다”라며 “사도 바울이 그의 서신에서 교회 직책에 대한 분명한 지침을 설명했지만 사도 바울의 의도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라고 설명했다.
나이별로는 55세 이상 목사 중 여성 담임 목사를 허용해도 된다고 보는 비율이 59%~60%로 젊은 목사(18세~44세·49%)보다 높았다. 또 출석 교인 50명~99명인 중소형 교회 담임 목사의 여성 담임 목사 지지율이 59%~66%로 출석 교인 100명 이상 대형 교회(41%~46%) 목사보다 높게 조사됐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