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국세청 등 21개 합동단속반 500여명 투입
미 전역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정부의 각종 재난지원금을 허위 신청해 돈을 가로챈 사기꾼들을 대상으로 연방정부가 본격 단속의 칼을 빼들었다.
뉴욕타임스 최근 보도에 따르면 FBI, 연방 국세청(IRS)과 연방 중소기업청(SBA)을 비롯해 미 전역 21개 기관에서 약 500여명의 요원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지원금 관련 사기 범죄를 전담 수사하기 위해 투입됐다.
연방정부는 이미 1,500명의 사기꾼들을 팬데믹 지원 프로그램을 통한 사기 범죄 혐의로 기소했고, 이중 450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연방 노동부의 감찰관실 요원들은 현재 3만9,000건의 사기 혐의를 조사 중에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잡히지 않은 사기범죄가 훨씬 더 많아 현재까지 해결되거나 조사 중인 사기 범죄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달 초 조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는 일부 코로나 팬데믹 관련 사기의 공소시효를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법안에 서명했는데, 이는 정부가 사기 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시간을 더 벌기 위함이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미 전역에서 재난지원금 관련 사기 범죄가 급증한 데는 긴급 지원금 신청을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했던 관계 기관들의 처리 방식도 큰 원인으로 꼽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에서 지원한 각종 코로나 지원금만 5조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다. 사기범들은 개인과 기업을 망라한다. 사기를 당한 프로그램 중에는 SBA의 ‘급여보호프로그램’(PPP)와 각 주정부가 지급한 실업수당 등 종류만 10여개에 달한다.
앞서 워싱턴 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SBA 행태를 조사한 하원 ‘코로나바이러스 위기 특별소위원회’는 SBA가 긴급 지원금 신청건 중 상당수를 거의 검토도 하지 않고 처리했다고 밝혔다.
제임스 클리번 위원장은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데 있어 미국 납세자의 돈을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역할에 실패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EIDL 자금이 부적격 신청자 때문에 없어지는 걸 방지하는 합리적인 조처를 하지 못했고,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계약업체에 과도한 보수를 지급해 추가 공공자금을 낭비했다”고 비판했다.
SBA 대변인은 WP에 “트럼프 정부는 정확성보다 속도를 우선시하면서 사기꾼에게 문을 활짝 열어주고 국민 세금을 허비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로 바뀐 첫날부터 SBA는 프로그램의 청렴함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중소기업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