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반등세 속 월가 촉각
올해 상반기 큰 폭으로 하락했던 미국 증시가 반등하고 있지만, 최근 기업들의 실적 기대치 하향 속에 추가 변동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월스트릿저널(WSJ)이 7일 전망했다.
미국 증시는 코로나19에 대응한 경기부양책으로 늘어난 유동성에 힘입어 기록적인 상승을 기록했고, 이중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해 70차례나 사상 최고치 기록을 새로 쓰며 연간 상승률이 26.89%에 이르기도 했다.
하지만 미 증시는 올해 들어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속에 하락 전환했다. S&P500 지수는 6월 중순 이후 저점 대비 13% 올랐지만 여전히 연초 대비 13% 낮은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S&P500 편입 종목의 87% 중 4분의 3이 내놓은 분기 실적이 시장의 전망치를 상회했다. 그 덕분에 일부 투자자들은 과대 낙폭 주를 주워 담았고 이에 따라 이들 주식의 평가가치(밸류에이션)도 상승했다. 예컨대 S&P500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월 저점 당시 15.3배에서 현재 17.5배 수준으로 올라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 증권업계에서는 평년보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를 더욱 낮춰잡고 있으며, 일각에선 증시가 또 한 번 출렁일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게 WSJ 설명이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지난달 2.5% 줄었으며, 이는 최근 2년여 사이 각 분기 첫 달 기록 가운데 가장 큰 감소 폭이었다.
한 자산관리업체 관계자는 “밸류에이션이 우리가 평가하는 공정가치보다 훨씬 높은 상황을 많이 보게 된다”면서 고객들에게 가치주 위주로 추천하는 등 방어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도록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이익추정치에 대한 추가 하향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투자은행 UBS의 키스 파커는 증권업계의 추정치 하향 속도가 느린 것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비용이 오르면 기업들은 가격을 올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실질 성장률이 둔화하더라도 달러로 측정한 이익은 늘어나게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