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시장상황 분석 ‘경고’, 세계증시 상반기 ‘역대 최악’
미국 증시가 52년 만에 최악의 상반기를 보냈지만 앞으로도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으며 깊은 경기침체가 올 경우 투자자들이 물벼락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일 지금의 금융시장을 이렇게 진단했다. WSJ에 따르면 미 증시 상황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올 상반기 21% 급락해 197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 가격도 1980년 이후 최대폭인 10% 이상 떨어졌다.
특히 기술주와 암호화폐 가격의 낙폭은 최대치다. 제임스 매킨토시 WSJ 칼럼니스트는 “지금 시장은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 소나기 정도에는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깊은 경기침체가 기업 이익을 다 쓸어갈 경우 투자자들은 물벼락을 맞아 흠뻑 젖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른 나라의 경제 리스크가 미국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WSJ은 “일본이 국채금리 상승을 용인할 수밖에 없는 시나리오가 있다”며 “일본 국채금리가 치솟고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글로벌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자금을 회수에 본국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발 채무위기 가능성도 여전하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탈리아 재정 위기를 막기 위한 지원 계획을 약속했지만 주요 회원국이 이탈리아에 지원에 따른 적정 수준의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올 상반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물가 급등과 이에 따른 급격한 금리 인상의 여파로 전 세계 주식시장이 역대 최악 수준의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산출하는 글로벌 주가 지수는 1∼6월에 20.9% 떨어졌다. 이는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붕괴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를 넘어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하락률이다.
이 지수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 1분기에 22% 이상 떨어졌다가 그해 2분기에 20% 가까이 급반등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흘러내리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