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등 아무리 비싸도 더 비싸게 팔리길 기대” 거래소들은 감원 바람
시중 유동성 축소 속에 급속히 위축되는 가상화폐 업계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또 다시 비판 목소리를 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게이츠는 14일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 주최로 열린 기후변화 관련 행사에 참석해 대체불가토큰(NFT)을 비롯한 가상화폐 관련 자산에 대해 ‘더 멍청한 바보 이론(the greater-fool theory)’에 기반한 것이라고 재차 평가절하했다.
더 멍청한 바보 이론은 어떤 투자 상품의 가격이 현재 높게 형성돼 있더라도 자기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할 투자자가 있다는 기대에 투자에 나서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구조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시장에 신규 투자자가 계속 유입돼야 하는데, 이같은 구조가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실제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최근 한국산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 및 자매코인 루나의 실패, 가상화폐 금융기관 셀시어스의 예치코인 인출 중단 등이 발생하며 폰지 사기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게이츠는 유명 NFT인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AYC)을 거론하며 “원숭이를 담은 값비싼 디지털 이미지가 확실히 세계를 엄청나게 개선할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게이츠는 지난해에도 가상화폐 옹호론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개인들의 가상화폐 투자 위험성 등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최근 가상화폐 업계 상황이 ‘겨울’로 불릴 정도로 얼어붙으면서 비판론이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작년 11월 2조9,680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전체 가상화폐의 시가총액은 7개월 만에 2조 달러 넘게 증발하면서 9,000억 달러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가상화폐 거래소를 비롯한 관련 업체들의 대규모 감원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전체 인력의 18% 감원을 발표하는 등 최근 몇 달간 업체들이 공식적으로 밝힌 해고 인원이 총 1,600명을 넘겼다고 블록체인 전문 매체 더블록이 전했다. 대부분의 매출이 중개 수수료에서 발생하는 코인베이스는 거래 실적 감소로 올해 1분기 매출이 27% 줄었다.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은 10일 전체 인력의 5%인 260명가량에 대한 해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